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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모비스, 자율주행차 첫 공개

버티컬 콕핏으로 주행기능 제어
승객 하차땐 자동 소독 기능도

30대 직장인 이모 씨는 가족들과 교외 수목원으로 나들이를 가기 위해 자율주행 맞춤형 이동수단(PBV)에 오른다. 이 씨는 가족들과 차량 가운데 있는 사각기둥 모양의 ‘모노리스 버티컬 콕핏(인포테인먼트 제어장치)’으로 게임을 즐기던 중 지인으로부터 스포츠 경기를 보러 가자는 연락을 받는다. 이 씨는 차량 목적지를 스포츠 경기장으로 다시 세팅하고 자동차 유리창에서 오늘의 경기 관전 포인트를 감상한다.

영화에서만 보던 이런 모습이 곧 현실화될 전망이다. 지난달 31일 방문한 경기 용인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에는 미래 첨단기술이 망라된 콘셉트카들이 전시돼 있었다. 앞선 예시에 등장한 차량은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엠비전 X(M.Vision X)’의 활용 모습이다. 현대모비스는 당초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21’에 엠비전 X를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CES 2021이 온라인 행사로 바뀌자, 불참하는 대신 이날 ‘중장기 전략·신기술 발표 콘퍼런스’를 열고 엠비전 X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엠비전 X는 4인용 모빌리티로 자동차 유리창을 스크린으로 활용할 수 있는 ‘버추얼 스페이스 월’이 적용됐다. 차량을 360도 둘러싼 투명 유리창은 스크린으로 변해 탑승자는 이동 중에 스포츠 경기나 공연 등을 관람할 수 있다. 또 개인별 맞춤 제어도 가능해 승객들은 이동 중에 각자가 원하는 콘텐츠나 밖의 풍경을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차량 중앙에 설치된 사각 버티컬 콕핏은 각 면이 28인치 디스플레이로 구성돼 탑승자는 차량의 자율주행 모드와 인공지능(AI) 스피커, 인포테인먼트 등 주행과 관련한 모든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제스처 인식 기능이 탑재돼 디스플레이를 직접 터치하지 않아도 제어할 수 있다.

승객이 하차하면 자외선(UV)을 이용해 자동으로 차량 소독을 진행하는 기술도 탑재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는 특징도 갖췄다. 천재승 현대모비스 기초선행랩장(상무)은 “엠비전 X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예전과 달라진 인간 삶의 방식을 새로운 모빌리티 기술로 승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 개발한 콘셉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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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결합… 무선으로 컨트롤

좌우로 이동 ‘크랩주행’ 독특해
360도 회전 기능…5년내 상용화

엠비전 X 외에 ‘엠비전 팝(M.Vision POP)’도 이날 공개됐다.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즐거운 기술(TECH JOY)’을 테마로 개발된 2인용 전기차인 엠비전 팝의 핵심 솔루션은 ‘포빌리티(PHOBILITY)’다. 전화기(Phone)와 모빌리티(Mobility)의 합성어로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모빌리티라는 뜻이다. 실제로 스마트폰을 차량 운전대에 결합하니 차량 내부 스크린에 해당 스마트폰에 저장된 프로필에 맞춰 미리 설정된 화면이 표시됐다. 운전대는 운전석이나 조수석으로 이동이 가능해 필요시 탑승자들의 자리 이동 없이 운전자를 교대할 수 있다.

스마트폰 센서를 활용해 드론처럼 무선으로 자동차를 제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운전자가 차량에서 내린 상태에서도 좁은 공간에 주차할 수 있다. 또 네 바퀴가 각각 180도 회전하는 ‘e-코너 모듈’이 장착돼 차량이 마치 게가 움직이듯 좌우로 이동할 수 있는 ‘크랩 주행’이 가능하다. 차량이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할 수도 있다. 현대모비스 측은 엠비전 팝 콘셉트 기술은 5년 내 상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콘퍼런스에서 모빌리티 기술기업으로 전환 추진 비전도 공개했다. 전동화와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등 핵심 기술 역량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도심항공모빌리티(UAM)·로보틱스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위해 하드웨어(HW)뿐 아니라 모빌리티를 제어하는 통합제어장치(DCU) 관련 소프트웨어(SW) 기술력을 제고함으로써 범용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계획이다. 정수경 현대모비스 기획부문장(부사장)은 “전사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통해 외형 확대와 질적 성장을 동시에 추구, 과거 제조 경쟁력 중심 사업전략에서 탈피해 오픈이노베이션 기술 중심 회사로 재도약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용인=이정민 기자 j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