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지와 달리 복지정책 치중
고용보험료율 12% 오를듯

실업을 예방하고 직업능력을 개발하기 위한 고용보험이 본래 취지와 달리 ‘퍼주기식’ 복지정책에 치중하면서 기금 고갈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 고용보험기금의 재정건전성 회복을 위해 정부가 꺼내 든 카드도 결국 ‘요율 인상’이어서, 예산을 방만하게 집행해놓고 결국 국민 세금에 의존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9일 문화일보 취재 등을 종합하면, 올해 고용보험료율이 0.2%포인트 올라 12%가량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지난 3일 ‘2021년 고용부 업무보고’를 발표하면서 고용보험료 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당시 박화진 고용부 차관은 “최근 고용보험기금 지출 추세나 전망을 봤을 때 재정건전화 문제는 올해 어떤 방식으로든 가닥을 잡아야 한다”며 “방법은 보험료율 인상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용보험료율은 1995년 도입 당시 0.6%를 시작으로 1999년 1.0%, 2011년 1.1%, 2013년 1.3%로 상승했고, 2019년 10월 정해진 1.6%가 현재까지 적용되고 있다. 기존의 상승률 추이에 따르면 올해 고용보험료 인상 시 요율은 1.8%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 정부 가운데 고용보험료율을 두 차례 인상한 적은 없었다.

고용보험료율 인상을 꺼낼 정도로 현재 기금 상황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해 고용부는 실업급여로 11조8507억 원을 지급했는데, 이는 기존 최대 지급액인 2019년 8조913억 원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정부는 고용보험기금의 재정건전성 악화 원인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고용위기로 돌리고 있지만, 2019년에도 이미 지급액이 늘어나고 있던 셈이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