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이어지며 곳곳서 폐해
인프라 등 직간접 비용 늘어

문재인 정부의 무리한 탈(脫)원전 정책은 세계 최고 수준인 국내 원전 생태계를 붕괴 위기로 몰아넣고 국가 에너지 대계를 수립해야 할 공직사회를 초토화시켰을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전기요금 인상으로 귀결돼 국민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원전 학계와 산업계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2017년 6월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 기념사’를 통해 탈원전을 선포한 뒤로 정부는 7000억 원을 들여 고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신한울 3·4호기를 포함한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 등 원전 감축에 주력해왔다. 4년 가까이 이어진 탈원전 정책의 폐해는 사회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저렴하고 안정적인 원전을 배제한 데 따라 국민이 내야 할 전기료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탄소중립(탄소 순배출 0)을 위해 탈석탄을 가속화하며 탈원전 기조까지 이어갈 경우 부담 급증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원전 발전설비 용량을 23.3GW에서 2034년 19.4GW로 축소하고, 신재생에너지를 20.1GW에서 77.8GW로 늘리기로 한 가운데,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5년 기준 원자력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저렴한 발전원으로 전망했다. IEA는 원전의 균등화 발전단가(발전원의 경제성 비교 지표·달러/MWh)를 53.30달러, 석탄을 75.59달러, 태양광(상업용)을 98.13달러, 육상·해상풍력을 각각 113.33달러, 160.98달러로 추산했다.

무너지는 산업 인프라, 인력 유출 등으로 인한 직간접적인 비용도 늘고 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