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소방 동원령 14일 오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 수도권 지역에서 폭증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의 이송을 지원하기 위한 구급차와 소방대원들이 집결해 있다. 소방청은 전날 소방동원령 1호를 발령해 지역 구급차량과 대원을 수도권으로 이동시켰다. 김호웅 기자

주말효과로 300여명 줄었지만
증가세 확산땐 1000명대 계속

연말연시·수능안전 특별방역 등
정부, 단순권고 되풀이해 화키워
최후 대책인 3단계 효과도 의문

이미지 크게보기

14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환자가 700명대로 1000명을 넘어선 전날에 비해 감소했지만, 당분간 700명에서 1000명 안팎을 오가는 폭증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상태라면 일 확진자가 곧 2000명을 넘어 통제불능 상태로 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등 폭탄 앞 기름에 불이 붙기 직전 상황이다. 이는 정부가 단순 권고 위주의 ‘연말연시 특별 방역기간’ 등 말뿐인 조치들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과 같은 결단을 유예하다 결국 큰 화를 불러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오전 국내 코로나19 환자가 718명으로 전날에 비해 300명 넘게 줄었지만, 언제든 폭증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검사 건수에서 평일과 주말의 차이가 크다. 전날 하루 검사 건수는 2만2444건으로, 직전일 2만4731건보다 2287건 적다. 직전 평일인 지난주 금요일 검사 건수 3만8651건보다는 1만6207건이나 적다. 이날 양성률인 3.2%가 그대로 유지된다고 하고 당장 내일 1만5000건가량 검사가 늘어나면 환자는 480명이 더 추가된다. 코로나19 유행이 1년 가까이 이어지는 동안 주 초반 주춤한 일일 신규 확진자가 주중 다시 기지개를 켜다 주 후반에 폭발적으로 늘면서 전 고점을 깨는 패턴이 수도 없이 반복됐다. 지난 13일의 1030명을 정점으로 볼 수 없는 이유다. 한반도 전역은 이미 큰불이 붙어 있다.

확산세 감소를 기대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는 선제적 조치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정부의 늦장대응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말뿐인 조치들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달 말 정부의 ‘연말연시 특별 방역기간’, 수능을 앞둔 ‘학생 안전 특별 기간’ 선포 등은 대체로 시민들에게 되풀이해왔던 권고들을 다시 늘어놓는 수준에 그쳤다. 실효성 있는 방역 대책이 필요한 시점에 이 같은 ‘말 잔치’를 내놓으면서 결단을 유예했고, 이날도 전달력을 상실한 ‘호소’에만 그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신규 환자는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정부가 ‘최후의 대책’이라며 결정을 유예하는 거리두기 3단계 조치 자체의 효과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3단계에서도 식당은 오후 9시까지 영업하고 이동제한도 없기 때문에 3단계가 된다고 해서 증가세를 꺾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평가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구체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조치에 투자하지 않는 점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김 교수는 “정부에서 자영업 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유럽 국가처럼 평상시 매출의 70∼90%를 보상해주면 일반 식당의 경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문을 닫으라고 해도 동참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런 필요한 투자를 안 하다 보니 3단계 올리기도 굉장히 어려운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말뿐인 호소로 상황 회피를 이어가기에는 매우 심각한 국면까지 와버렸다는 얘기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