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본격화하는 불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선거 불복 의사를 밝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개표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내 지지자들이 가만히 있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PA 연합뉴스

- 트럼프 ‘초유의 불복’ 시사

“부정부패로 선거 진실성 훼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 기자회견을 열고 “합법적 투표만 계산하면 내가 쉽게 승리할 것”이라며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불복 가능성을 밝혔다. 이어 대선 결과가 대법원으로 갈 수 있다고 시사하며 “지지자들이 침묵하도록 두지 않겠다”고 선동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불법 투표를 개표하면 그들(민주당)이 우리로부터 선거를 가로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선거는 부정부패로 인해 진실성이 훼손됐다. 이 같은 부패는 미 역사상 전례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편투표는 부패한 시스템이다. 투표용지 서명 절차도 정확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며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미시간에서 큰 표차로 앞서고 있었으나 이상하게 표가 점점 좁혀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253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승리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선거에서 패할 경우 불복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의 합류로 보수 절대 우위 구도로 재편된 대법원의 판단에 맡기겠다는 의도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고법원인 대법원의 결정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지지층을 겨냥해 “이만큼이나 많은 미국인의 사랑과 지지, 열정을 본 적이 없다”며 “부정부패가 이번 선거를 훔쳐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에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둬서는 안 된다”며 “지지자들이 침묵하도록 두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또 “불법투표가 아닌 진실이 반영된 선거를 보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직전 바이든 후보가 우세했던 여론조사를 언급하며 “언론의 여론조사는 선거 개입”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이 백악관과 상·하원을 장악하는 ‘블루웨이브’ 관측에 대해서도 “틀렸다. 대신 레드웨이브가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명 발표가 끝난 직후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나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다”며 “우리는 합법적인 모든 투표를 개표해야 한다”는 트위트를 올렸다.

한편 성명 발표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최근 바이든이 (승리를) 주장한 모든 주가 유권자 사기와 주 선거 사기로 인해 우리에 의해 법적인 도전을 받게 될 것”이라며 대규모 소송전을 예고했다. 또 “증거는 많다. 우리는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트럼프 재선캠프는 네바다와 펜실베이니아에서 추가 소송을 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