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리 기정사실화

“개표 끝나면 승리…의심 안해
민주주의 인내 요구…침착하라”

“美가 직면한 위기 브리핑 들어”
인수위 홈피 개설·현안 점검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가 인수위원회 홈페이지를 개설한 데 이어 5일 “개표가 끝나면 승자로 선언될 거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이든 후보는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미국의 위기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고 밝혔다. 대선 승리를 기정사실화하는 동시에 대선 당선인으로서 국정 챙기기 행보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가진 연설을 통해 “개표가 끝나면 나와 카멀라 해리스(부통령 후보)가 승자로 선언될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며 “모두가 침착하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표) 절차가 진행 중이고, 개표가 마무리되고 있으며 우리는 곧 (결과를)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후보는 “투표는 신성하다”며 “이 나라에서 국민이 의지를 표현하는 방법이고 미국의 대통령을 선택하는 것은 유권자의 의지이지 그 누구도 그 무엇도 아니다. 그러므로 모든 표가 개표돼야 한다. 이게 지금 진행되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는 종종 엉망이고 종종 약간의 인내심을 요구한다”며 “하지만 그 인내심은 240년간 세계가 부러워해 온 통치시스템으로 보상받았다”고 밝혔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연설장에 마스크를 하고 해리스 부통령 후보와 함께 등장했다.

바이든 후보는 또 “해리스와 나는 방금 코로나19와 이 나라가 직면한 위기에 대한 브리핑을 들었다”며 “이 전염병으로 우리는 24만 명에 가까운 사람을 잃었다. 미국의 모든 가족은 이 심각한 질병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고 말했다. 바이든 후보는 연설 뒤 트위터에도 “해리스 부통령 후보와 함께 코로나19와 경제 상황에 대한 브리핑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자신의 승리를 장담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의 법정 소송 움직임을 견제하는 한편 코로나19와 경제 문제 등 국정 현안 챙기기를 통해 당선인 지위를 확고히 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바이든 후보는 아울러 이날 트위터에서도 “분명히 하겠다. 나는 자랑스러운 민주당원으로 선거운동을 했지만, 미국 대통령으로 통치할 것”이라며 대선 승리자로서 갈라진 민심 통합에 나설 뜻도 드러냈다. 앞서 바이든 후보는 전날 인수위 홈페이지(https://buildbackbetter.com)를 개설한 데 이어 내년 1월 20일 취임식 이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했던 파리기후협약에 다시 가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정책을 뒤집고 글로벌 리더십 복원에 나서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투표 사기론을 다시 한 번 주장하며 투표 결과를 대법원까지 가지고 가겠다는 뜻을 명확히 해 인수위 구성과 정권 인수 과정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대법원 판결로 승자로 결론이 나더라도 또 다른 불복 사태가 이어질 경우 취임 이후에도 국민 통합과 각종 정책 추진 등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워싱턴 = 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