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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수 조사팀장

전국에서 호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생명과 재산을 앗아가는 물난리는 새삼 치산치수(治山治水)의 중요성을 돌아보게 한다. 현 정부는 무엇을 했는가. 최근 여권 움직임을 보면 우생마사(牛生馬死) 교훈이 떠오른다. 소와 말은 물에 빠지면 헤엄을 쳐서 뭍으로 나오는데, 말이 소보다 훨씬 빨리 나온다. 그런데 장마철 급류 때는 달라진다. 소는 살아나오는데 말은 죽는 경우가 많다. 헤엄을 잘 치는 말은 자신의 힘만 믿고 물을 거슬러 오르다 결국 지쳐서 익사하고 만다. 하지만 소는 물살에 몸을 맡긴 채 떠내려가면서 조금씩 뭍에 접근해 걸어 나온다. 사람 사는 세상도 이와 다르지 않다. 힘든 상황일수록 순리를 거스르지 말고 소와 같은 지혜를 가져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집값 폭등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 여당은 지금까지 22번의 대책을 내놓았다. 그런데도 이를 비웃듯 집값과 전·월세 가격 인상은 멈출 줄을 모른다. 4일에도 주택공급 대책을 발표했다. 이젠 횟수 세는 것조차 헷갈릴 정도다. 지난달 30일 임대차법안들은 공청회 한번 없이 며칠 만에 여권 단독으로 국회를 통과했다. 현재 부동산 관련 법안 11개도 국회 본회의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국민은 혼란스럽다. 그런데 청와대 참모들과 국회의원, 장차관 등 고위공직자 다수가 ‘투기꾼’인 마당에 집값 하락은 요원하다. ‘집값을 원상회복시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이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로 들리는 이유다. 가뜩이나 무더운 날씨에 집 가진 사람이나 집 없는 서민들이나 모두 열 받게 한다. 그것도 모자라 아파트값 내리자고 600년이 넘은 수도를 옮기겠다고 한다. 문 정권은 헌법재판소 위헌결정까지 내려진 수도 이전을 개헌을 해서라도 추진하려 한다.

최근 검찰과 경찰 수사권 분장 발상도 코미디 수준이다. 울산시장선거 공작 사건, 윤미향 사건, 검언유착 의혹 사건 등 검찰이 수사 중인 권력형 비리 의혹 사건, 탈(脫)원전 정책과 윤석열 검찰총장·최재형 감사원장 흔들기…. 줄줄이 민심을 거스르고 있다. 오만함이 하늘을 찌른다. 말이 아무리 힘이 좋아도 물을 이길 수 없듯, 힘 있는 거대 여당이라고 민심을 이길 수는 없는 법이다. 민심을 거역하다간 결국 탈진한다. 비록 더디 가더라도 국민적 합의와 신뢰를 바탕으로 관련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정도다. 정부 여당은 우생마사의 교훈을 잘 새기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