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지난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렸던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의전을 받으며 방명록에 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 “李·朴정부도 없던일”
정세현 “겨울이 너무 빨리 왔다”

북한·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9일 모든 남북 통신 연락 채널 완전차단·폐기 조치를 신호탄으로 앞으로 저강도 군사도발에 이은 핵·미사일 전략 도발 등 연초에 선언한 ‘충격적 행동’을 실행에 옮겨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북한이 김대중 정부 이후 20년 만에 남한 전체를 적으로 규정하고 대남 업무를 ‘대적(對敵)사업’으로 전환하겠다고 방침을 바꾼 만큼 핵·미사일 도발 등 전례 없이 강도 높은 도발을 예상했다.

한 외교 안보 소식통은 “북한이 남한 전체를 가리켜 적으로 규정한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알고 있다”며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도 군부나 대통령을 가리켜 호전광이라고 했지 공식매체를 통해 남한을 적으로 규정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소 안보전략실장은 “북한은 6월 25일과 7·27 정전협정일을 전후로 서해 북방한계선(NLL) 및 비무장지대(DMZ)에서의 대남 저강도 군사도발에 이어 북한정권수립 72주년인 9·9절과 10·10 노동당 창건 75주년에 맞춰 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및 신형 3000t급 잠수함 진수식 등 전략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 실장은 “북한이 노동신문에 대적사업 전환 방침을 공개한 것은 남북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은 남측이며 이를 응징하기 위해 대남 군사 도발을 할 수 있음을 주민들에게 알리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겨울이 너무 빨리 왔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남북 관계 개선 의지와 관련해 “(통일부 장관이) 의지는 있는데 용기가 없는 것 같다”고 혹평했다.

문성묵 한국전략연구소 통일전략연구센터장은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새로운 전략무기 및 충격적인 행동을 선보이겠다고 예고했을 때 예상된 것”이라며 최근 감시초소(GP) 총격도발 및 대북전단 살포 시비 등 일련의 수순은 그 같은 충격적인 행동으로 돌입하기 위한 명분 축적용”이라고 분석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