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학원 강사 확진 판정
수업들은 중학생 2명도 양성
무증상 슈퍼전파자 나올 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학원 강사로부터 제자가 감염되는 사례가 늘면서 ‘학원발 학교 집단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학원 감염이 다른 학원과 학교로, 학교 감염이 다시 학원으로 번지는 교차 감염이 발생할 경우 학교와 지역사회에 큰 위협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학원 방역망’에 빨간불이 켜졌지만, 교육 당국은 사실상 학원 휴원 실태 조사도 하지 않는 등 학원 방역과 관련해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29일 교육부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학원은 전국 39개에 달한다. 확진 학원 강사(원장 포함)는 30명, 확진 학생 수는 41명으로 학원 관련 감염자는 총 7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소재 학원에서 근무한 강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수강생인 중학생 2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두 중학생은 학교에 가지는 않았으나, 해당 학생 중 한 명은 같은 건물의 다른 학원에도 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 건물은 중고생이 다니는 학원이 다수 입주해 있어 학생들의 추가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25일에는 서울 강서구의 한 미술학원 강사가 확진된 후 그의 6세 유치원생 제자가 감염됐고, 그에 앞서 인천 학원 강사는 수강생 여러 명을 감염시켰다.

대다수의 중·고생들이 과목별로 학원을 다르게 다니는 점을 감안했을 때 한 학원의 감염은 인근 학원과 학교로 확산되는 집단 감염의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지만, 대다수의 학원은 휴원 없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정부의 ‘학원 운영자제 행정명령’에도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를 비롯해 대부분의 학원은 여전히 분주했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한 학원 강사는 “일부 대형학원은 인터넷 강의로 전환한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대다수 학원은 감염증을 우려하면서도 정상 수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원 업계는 원격수업으로 부족해진 학습을 현실적으로 학원 수강을 통해 보충하려는 학생들의 필요와 입시 불안감에 시달리는 학부모들의 원성에 학원 문을 닫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학원발 학생 감염이 늘어나는 이상 학부모 사이에서도 학원 방역망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시도교육청은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 이후 학원에 대한 점검 및 휴원 데이터 관리 등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강제력 없는 휴원 권고가 아닌 지방자치단체가 휴원 강제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