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확진자 동선 분석… 경계 ‘느슨’

대중교통으로 인천~서울 이동
음식점·마트·카페 수시로 방문
19세 男은 조사기간 내 캠핑도

쿠팡 물류센터 직원들은 직업 특성상 고위험군임에도 불구하고 PC방·술집을 들르거나 캠핑을 가고, 선별진료소 방문 당일 중고거래도 하는 등 방역 경계심리가 느슨해진 ‘다접촉 생활’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세대라는 특성도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방역 당국과 기업, 개인 등 사회 구성원 전체의 협력이 다시 중요해지고 있다.

29일 인천시청이 공개한 쿠팡 부천물류센터 확진자 동선 중 19세 남성의 동선을 보면, 역학조사 대상 기간 내 부평구 삼산동의 PC방을 총 5번이나 방문했다. 특히 지난 23일에는 가족과 함께 충남으로 당일치기 캠핑도 다녀온 뒤 저녁에는 곧장 PC방으로 향했다. 중간에 사이를 두고 PC방을 수시간씩 2회 이용한 이 남성은 이후 밤중에는 술집도 방문했다. 25일에는 동네 마트도 다녀왔다.

또 다른 인천 확진자인 32세 남성의 경우는 지난 26일 선별진료소 방문 직전에 중고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굴포천역, 고속터미널역, 가락시장역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 송파구까지 이동한 뒤, 가락시장역 인근에서 낮 12시 15분쯤 중고거래를 진행했다. 이 남성은 다시 고속터미널역, 부평구청역, 부평시장역 등을 이용하며 인천으로 돌아와 오후 2시에 선별진료소로 가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특히 선별진료소 방문 이후에도 이 확진자는 피트니스센터와 PC방, 음식점, 마트 등 여러 곳을 방문해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금까지의 확진자들이 대체로 검사 당일∼하루 전에는 자택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던 것을 고려하면, 다소 느슨했던 방역 경계심리를 엿볼 수 있다. 서울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 사태 이후 유흥시설 등에 대한 강도 높은 방역지침 적용 등이 있었음에도, 젊은 층은 ‘생활 속 거리두기’로 방침이 전환된 시점에서 이미 대체로 기존의 일상생활을 그대로 영위하기 시작했던 셈이다. 이들 외에도 관련 확진자들은 일상적으로 카페, 음식점, 마트 등을 수시로 방문했다. 시에서는 다수 확진자의 동선 정보에 ‘모든 동선 마스크 착용’이라고 표시해 두기도 했지만, 카페나 음식점을 실제 이용하는 단계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방역 당국은 이들의 해당 시설 이용 과정에서 다수의 접촉자가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긴장하고 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