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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유형 고려 원격수업 운영”
교육부 지침 달랑 한줄에 그쳐
학부모 “장관 면담에도 대안없어”

교육부가 ‘온라인 개학’의 사각지대에 있는 특수교육 대상 학생 9만여 명을 도외시하고 있다는 성토가 일선 교육 현장에서 쏟아지고 있다. 특수교육 관련 내용이 단 한 줄로 그쳤을 뿐 아니라 구체성도 떨어지는 교육부 지침을 받아 본 담당 교사들 일부는 ‘나 몰라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장애 학생의 학부모들은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직접 만나 대책을 요청했지만, 별다른 대안이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7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시각·청각·지적·지체장애 등이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 특수교육 현장의 교사들에게 6일 배부된 온라인 개학 관련 교육부 공문(사진)에 장애학생에 대한 특수교육 관련 내용은 단 한 줄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공문은 총 10쪽이 넘는 분량으로 배포됐지만 학생지원 부분의 장애학생 내용에는 “장애 유형 및 정도를 고려한 원격수업 운영, 필요한 경우 순회교육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이란 내용이 전부였다. 특히 ‘원격수업 유형’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과제 수행 중심 수업 등 3가지로 분류돼 있어 특수교육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공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선 교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온라인 개학을 추진하는 교육부가 장애학생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 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선 중학교의 특수학급 교사 A 씨는 “보여주기식 교육 행정에 지나지 않는다”며 “온라인 수업을 할 수 없는 아이들에게는 학습지를 보내는 식으로 대체하라고 하는데 제대로 이뤄지는지 점검할 방도도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또 특수학교 교사 B 씨는 “순회교육으로는 모든 학생을 감당할 수 없어 난감하다”며 “한다고 해도 혹시나 교사가 (코로나19) 전파자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선뜻 나서기도 어렵다”고 우려했다.

교육부의 ‘2019 특수교육 주요 현황’ 자료에 따르면 특수교육 대상 학생 수는 9만2958명에 달했다. 김종옥 전국장애인학부모연대 서울지부대표는 “어제(6일) 유은혜 교육부 장관을 직접 만나 학부모 입장을 전달하기는 했는데 뾰족한 방법이 나오지 않았다”며 “온라인 수업으로는 교육적 효과가 전혀 없는 특수교육 학생들 현실을 살펴서 방법을 강구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교육부 실무자들과 함께 지난 6일 인천시 미추홀구 청인학교에서 장애인학부모연대 회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당시 장애인학부모연대 측은 특수학교 맞춤형 긴급돌봄 확대, 특수교육 특성 반영한 영상 콘텐츠 보급 등을 제안했다. 이에 유 부총리는 “제안 내용을 교육부에서 논의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