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사후약방문’ 경기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 콜센터 직원들이 11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한 자리씩 거리를 두고 앉아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경남 양산시 물금읍 새마을협의회 관계자들이 관내 PC방에서 긴급 방역을 실시하는 모습. 뉴시스

- 구로콜센터 9·10층도 확진자

수도권서 가족감염 잇따른데다
대중교통서 불특정다수와 접촉
이동중 감염 차단에 ‘비상등’

확진자중 ‘제주 당일치기’ 사례
감염 영향권 전국 확대 가능성

수도권 최대 집단감염 사례인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콜센터의 확진자가 발원지인 해당 건물 11층뿐만 아니라 9층과 10층에서도 나온 것으로 12일 오전 추가로 확인되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확진자가 거주하는 수도권 곳곳에서 가족 감염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대중교통 등을 통한 헤아릴 수 없는 수의 불특정 접촉자까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다차(多次)감염’ 우려가 고조하고 있다. 게다가 확진자 동선이 제주까지 이어지면서 영향권도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마저 터져나오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12일 정오 현재 구로구 콜센터와 관련된 코로나19 확진자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102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68명, 경기 17명, 인천 17명이다. 해당 건물 11층뿐 아니라 9층, 10층에서 확진자가 속속 발생하고 있다. 이날 인천 남동구 주민 A(34) 씨와 부평구 주민 B(여·27) 씨가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A 씨는 같은 건물 10층에 입주한 콜센터 직원이었고, B 씨는 9층에 입주한 다른 회사 직원이었다. 해당 건물에는 11층 콜센터 직원·교육생 207명 외에도 7∼9층에 있는 타 콜센터에 553명이 근무하고 있다. 오피스텔 거주자 186명은 전원 음성으로 확인됐다.

이들 확진자와 접촉해 감염된 가족만 해도 이날 오전 현재 23명에 이른다. 가족 감염자 가운데는 금천구 마을버스 운전기사도 있었다. 또 이들 확진자 대부분은 수도권 대중교통과 다중이용시설 등을 이용했으며, 일부는 제주까지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0대 콜센터 여직원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 전인 지난 7일 제주도로 12시간 동안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와 제주도가 발칵 뒤집혔다.

서울에 전국 콜센터의 절반 이상이 몰려 있으나 서울시는 정확한 수치를 파악조차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1일 서울의 민간 콜센터 417곳에 대해 전수조사 계획을 밝혔으나, 이 가운데는 콜센터 사무실을 여러 지역에 나눠 운영하는 경우 등도 있어 제대로 실태를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지적된다. ‘닭장’처럼 밀집된 공간에서 철저한 통제 방식으로 운영되다 보니 콜센터의 감염 확산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직원들은 1m도 되지 않는 거리를 두고 다닥다닥 붙어 앉은 채 하루 8시간 넘게 전화 업무를 보면서 업무 특성상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일부 콜센터는 ‘화출’(화장실로 출발), ‘화착’(화장실에서 도착) 등으로 개인 생리 현상까지 사내 메신저로 점검한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확진자들이 또 다른 공간에서 많은 사람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일정 기간 후 또 다른 곳에서 환자가 폭증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선형·이후민 기자 linea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