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대 어학당 2월 강좌 운영
1월말 입국… 국내감염에 무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인 유학생이 대학의 개강 연기에도 불구하고 어학당을 다닌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해당 어학당에서는 중국인 유학생이 다수 강의를 들었던 만큼 전 사회적인 코로나19 대응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강좌를 운영한 대학의 책임론도 나온다.

12일 서울 서대문구 등에 따르면 명지대 어학연수생인 중국인 유학생 A(여·21) 씨가 지난 1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1월 29일 중국 허베이(河北)성에서 입국한 A 씨는 2월 8일부터 28일까지 서대문구 명지대 인문캠퍼스 인근 자취방에 머물며 어학당에서 수업을 받았다. 이후 이번 달 3일부터 경기 용인의 지인 집에서 머물다 8일 미열 등 증세가 보이자 학교 측에 문의한 뒤 10일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안심진료소를 찾았다. A 씨와 같은 반에 소속된 학생은 14명으로 파악됐다. 명지대 어학당 유학생 규모(인문·자연캠퍼스 전체)는 382명이며 이 중 중국인 유학생은 100명 안팎으로 알려졌다.

서대문구는 A 씨의 입국 시기가 1월이라는 점을 고려해 중국이 아닌 국내 감염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감염 경로 등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코로나19 잠복기가 14일이라는 점에서 A 씨가 어학당 내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어학당 종강(2월 28일)은 A 씨의 증세가 발현되기 9일 전이었다. 명지대는 교육부의 대학 개강 연기 권고로 2월 12일 “3월 2일 개강을 2주 연기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어학당은 2월 중에도 운영됐다. 교육부 지침에도 ‘어학당 2월 휴교’에 대한 의무사항은 없어 방역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명지대는 당초 1월 28일이었던 어학당 개강을 2주가량 연기했다가 2월 10일 다시 문을 열었다. 만약 어학당 내 집단감염이 현실화된다면 대학 내 어학당이 ‘사회적 거리두기’의 사각지대였다는 지적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명지대 관계자는 “유학생들에게 지속적으로 코로나19 관련 안내를 해왔다”며 “A 씨도 증세가 나타나자 학교 측에 통보했고, 학교는 지침에 따라 인근 진료소를 안내하고 밀접접촉 학생 3명도 바로 기숙사에 격리 조치했다”고 말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