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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용준(37)·이상미(여·37) 부부

저(상미·사진 왼쪽 네 번째)와 남편(〃세 번째)은 결혼식 대신 양가 부모님과 함께 ‘결혼여행’을 다녀왔어요. 4년 전 독서 모임에서 알게 된 친구가 남편을 처음 소개해줬어요. 마라톤과 등산 등 활동적인 걸 좋아하는 제가 자기 친구와 잘 맞을 것 같다며 소개팅 자리를 만들어줬죠. 친구의 예감은 적중했어요. 저희는 만난 지 4개월 만인 2016년 5월 부부가 됐어요.

결혼식은 하지 않았어요. 대신 신혼여행을 길게 다녀왔어요. 또 신혼여행 가기 전 양가 부모님을 모시고 2박 3일 일정으로 결혼여행을 떠났죠. 결혼여행 시작과 동시에 어머니와 시어머니는 언니 동생 사이로 바뀌셨어요. 아버지와 시아버지는 매일 저녁 술잔을 기울이며 가족이 됐음을 확인하셨죠. 여행으로 진짜 가족이 된 거죠.

결혼여행 직후 저희 둘만의 진짜 신혼여행을 떠났어요.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6개월 동안 여행을 갔죠. 저희는 여행을 다니면서 서로 많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고, 잘 싸우는 방법을 터득했어요. 그런데, 신혼여행 중 아버지가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돌아가셔서 급히 여행을 마치고 귀국했어요. 장례식장에서 아버지 친구분께서 제게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네가 결혼식 대신 부모님 모시고 여행 갔다는 그 둘째냐? 아버지가 네 자랑을 그렇게 하더라~.”

결혼식 대신 결혼여행을 떠나면서 ‘이렇게 해도 괜찮나?’ 불안한 마음도 있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제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했죠. 하늘나라에서 아버지도 제가 자랑스러우실 거라고 믿어요.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