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역대최악 대실패 정책”

정부의 ‘12·16 종합 부동산 대책’ 발표로, 지난달 19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가격이 오히려 하락했을 정도로 안정화되고 있다”고 자랑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무색하게 됐다. 청와대가 다주택을 소유한 참모들에게 “한 채를 제외한 주택을 처분하라”고 권고한 것도 재산권 침해 논란이 이는 등 청와대도 후폭풍에 휩싸였다. 17일 시장과 정치권에선 ‘12·16 종합 부동산 대책’은 시장의 움직임을 쫓아가지 못하는 뒷북 대책이란 비판이 일고 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달 10일 “필요한 때 필요한 결정을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며 추가 규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12·16 대책은 강남 집값이 24주 연속 상승 곡선을 그린 후에 나왔다. 그사이 문 대통령은 ‘부동산 안정화’를 언급하는 등 시장과 동떨어진 인식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MBC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문제는 우리 정부에서는 자신 있다고 장담하고 싶다” “서민들의 전·월세는 우리 정부하에서 안정돼 있다”고 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정부의 부동산 대책 당일 수도권 내 2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한 청와대 고위공직자(비서관급 이상)에게 “한 채를 제외한 주택을 처분하라”고 권고한 것도 충분한 검토 없이 이뤄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각에선 ‘내년 총선을 겨냥한 보여주기 식’이란 평가까지 나온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앞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청와대 주요 전·현직 참모의 부동산 가격이 3년간 평균 3억2000만 원이 올랐다는 자료에 대해 “소수를 일반화시키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5일 만에 ‘주택 처분’ 권고가 떨어진 셈이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진단’ 토론회를 개최하고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집 있으면 세금 폭탄, 없으면 집값 폭등이다. 모두를 괴롭히는 게 지금의 부동산 정책”이라며 “부동산은 역대 최악이고 대실패 정책”이라고 말했다.

유민환·장병철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