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초대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피트 헤그세스 폭스뉴스 진행자가 지난달 21일 미국 수도 워싱턴의 상원 의원회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차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된 피트 헤그세스(44)가 자신의 어머니로부터 바람기와 관련한 강한 비판이 담긴 이메일을 받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가 자신의 어머니에게도 ‘여성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고 지적받은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9월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헤그세스의 어머니 페넬러피는 2018년 4월 아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난 여자를 무시하고, 속이고, 동시에 여러 여자와 관계를 맺으면서 가지고 노는 남자를 혐오하는데, 네가 딱 그렇다”면서 “어머니로서 가슴 아프고 부끄럽지만 이게 진실”이라고 지적했다.

어머니는 또 “네가 수년에 걸쳐 여성에게 가한 학대(난잡한 관계, 배신, 폄하)는 폭로돼야 한다”면서 “누군가가 너의 학대에 맞서서 그것을 지적해야 한다. 나는 너를 여전히 사랑하지만, 너의 행동 부족으로 인해 우리 관계는 망가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어머니는 “나는 너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나는 너와 논쟁하고 싶지 않다. 너는 어차피 내가 하는 말을 왜곡한다”면서 “네가 학대했던 모든 여성을(나는 그 여성들이 많다는 것을 안다) 대신해 말하는데, 어딘가의 도움을 받고 솔직하게 자신을 되돌아보라”고 조언했다.

해당 메일은 헤그세스 지명자의 두 번째 부인인 서맨사 헤그세스와의 이혼 소송이 진행되고 있던 때 보내진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부인은 헤그세스가 자신과의 결혼 생활 도중 혼외자를 낳았다며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헤그세스는 첫 번째 부인과도 자신의 불륜을 이유로 이혼 소송을 당했다.

이메일 내용은 향후 상원 인사청문과정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폭스뉴스 앵커 출신이자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참전군인 헤그세스는 트럼프 당선인으로부터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된 이후 각종 성추문에 휩싸여 있다.

특히 2017년 캘리포니아의 한 호텔에서 함께 술을 마셨던 여성의 휴대전화를 빼앗고 못 나가게 한 뒤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를 당한 사실이 장관 지명 발표 후 뒤늦게 확인되기도 했다.

헤그세스는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는 몇 년 후 해당 여성과 비공개 합의를 했다고 한다. 실제 기소도 이뤄지지 않았고, 이 여성도 공개적으로 소송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당선인 측은 헤그세스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