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檢 개혁안’ 국무회의 의결 이낙연(왼쪽 두 번째) 국무총리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상정된 검찰 개혁 안건 등을 의결한 뒤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왼쪽부터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 총리,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김호웅 기자

- ‘포스트 조국’ 檢개혁 전망

특수부 존치 지역 싸고 논란
“성과 많은 부산이 왜 빠졌나
정권 영향력 강화로 역주행”

의견 수렴과정 없이 졸속폐지
개혁주체·시점에 대한 논란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검찰 개혁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는 등 가속도가 붙었지만 개혁 주체와 졸속 추진 등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검찰의 직접수사 축소가 맞는 방향일지라도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 없이 검찰 특별수사부를 서둘러 폐지한다는 비판과 더불어 향후 검찰 수사를 받을 수 있는 인사가 마련한 법안이란 점에서 정당성을 잃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15일 검찰의 대표적인 직접 수사 부서인 특수부를 축소하고 명칭을 바꾸는 내용을 담은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개정안의 골자는 현재 특수부가 있는 서울·인천·수원·대전·대구·광주·부산 등 7개 청 가운데 서울·대구·광주 3개 청에만 특수부를 남기고 이름도 ‘특수부’에서 ‘반부패수사부’로 바꾸는 것이다.

특히 법조계에서는 개혁 주체와 시점에 대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적임자로서 소임을 다했다는 취지로 ‘검찰 개혁 불쏘시개론’을 내놓고 퇴진했지만 개혁안 중 상당 부분은 이미 문무일 전 검찰총장 등이 몇 년 전부터 추진한 사안이다. 가족 문제로 검찰 수사를 받는 그가 검찰 개혁을 하겠다고 나서는 것 자체로 당위성과 명분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검사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진정한 검찰개혁이었다면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으로 있는 2년 동안 했어야 했는데 가족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개혁 조치를 내놓은 건 수사 방해 등 순수성을 의심받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특수부 존치 지역을 놓고도 논란은 확대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특수부를 3개 청에만 남기는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경 지검 한 검사는 “특수수사 수요와 성과가 많았던 부산이 아닌 대구에 특수부가 남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승윤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 정부 권력의 핵심부인 부산지역 특수부를 없앤다는 것은 권력층과 실세를 비호하겠다는 의도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현 검찰개혁 방안은 정권 영향력을 약화하는 방향이 아닌 강화하는 쪽으로 거꾸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추진 방식이 졸속이란 지적도 불거졌다. 적정한 협의와 토론 등 의견 수렴 과정 없이 검찰 특수부를 졸속 폐지했다는 것이다. 14일 조 전 장관의 발표는 지난 1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특수부 축소 방안을 제안한 지 단 2주 만에 확정됐다. 특수부 축소와 명칭 변경을 위해 국무회의에 개정안을 상정하는 과정에서 법무부는 대통령령 개정 시 거치게 돼 있는 입법예고, 차관회의 등 절차를 밟지 않았다.

최지영·윤명진·권도경 기자 goodyoung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