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핵심은 공수처 설치”
나경원 “독재의 열차 멈춰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이튿날인 15일 여야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둘러싸고 격한 공방을 벌였다. 조 전 장관이 사퇴했지만, 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 관련 법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충돌하면서 정국 경색이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아울러 검찰개혁이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의 주요 이슈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상임위간사단 연석회의에서 “민주당은 더 강력하고 확실한 검찰개혁을 추진하겠다”며 “하늘이 두 쪽 나도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검찰개혁의 핵심 조치는 공수처 설치로, 국민 절대다수가 찬성하고 지지하고 있다”며 “공수처를 뺀 검찰개혁은 ‘앙꼬 없는 찐빵’으로, 가짜 검찰개혁을 선동하는 듯한 비겁한 행동을 (자유한국당은)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현재 진행 중인 정기국회를 포함해 20대 국회 내에 반드시 공수처 설치를 완료하고, 내년 총선에서도 검찰개혁을 핵심 이슈로 제시하겠다는 의도를 내보이고 있다.

반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 중간점검회의에서 “‘장기 집권 사령부’인 공수처는 절대 불가하다”며 “위선과 무능, 독재의 열차를 멈춰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스스로 개혁의 불쏘시개라고 참칭하며 아름다운 퇴장을 연출하려 애를 썼지만, 실상은 정권 몰락과 국민 심판이 두려운 나머지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이라며 “‘10월 항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지지율 상승의 계기가 됐던 조 전 장관 문제를 계속 제기하면서 앞으로 정국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전략을 드러내고 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오는 29일부터 공수처 설치법안 등의 본회의 상정이 가능하다고 밝힌 가운데 민주당의 법안 처리 시도, 한국당 결사 저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제2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한국당을 배제한 채 본회의 법안 상정에 나서고, 한국당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등으로 맞서면 여야 지지율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병채·손고운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