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무거운' 출근 검찰이 ‘조국 일가’ 사모펀드 및 입시부정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가운데 조국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후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 참석에 앞서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 檢, 조국 동생 소환

조국 일가 비자금 의혹 등 추궁
‘위장이혼 의혹’ 전처도 불러
웅동학원 상대 소송경위 조사

검찰이 조국(54)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모(52) 씨를 26일 전격 소환한 것은 조 씨가 웅동학원 비자금 관여 의혹과 위장 소송, 위장 이혼, 웅동학원 채용비리 의혹 등의 공통분모이자 핵심 관계자이기 때문이다.

문화일보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검찰이 조 씨와 관련해 가장 중점적으로 들여다보는 부분은 웅동학원의 자금이 비자금 조성과 펀드에 유입됐는지다. 검찰은 웅동학원이 학교·부지 건물을 담보로 1995년과 1998년 두 차례에 걸쳐 동남은행에서 대출받은 35억 원의 행방을 쫓고 있다. 이 돈은 학교 이전에 따른 신축 공사비로 쓰인다는 명분이었지만, 공사대금을 치르지도 않았고 은행 대출 상환도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은 이 돈이 웅동학원의 비자금으로 빼돌려진 것이 아닌지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조 씨는 실제 공사를 하지 않았는데도 웅동학원으로부터 공사대금 관련 채권을 확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 씨는 2006년과 2017년 웅동학원을 상대로 소송을 내 공사대금 채권 100억 원 상당을 확보했다. 1996년 웅동중학교 교사(校舍)를 이전할 때 공사대금 16억 원을 못 받았다는 게 근거였다. 당시 이전 공사는 웅동학원 이사장이던 조 장관의 부친이 운영하던 고려종합건설이 맡았고, 조 씨의 업체도 하도급으로 참여했다. 두 회사는 IMF 외환위기 이후 경영 악화로 모두 부도났다. 이후 조 장관 동생 부부는 이혼했고, 전처 조모(51) 씨는 2006년 전 남편의 고려시티개발로부터 채권을 양수했다며 웅동학원에 공사대금을 내놓으라고 소송을 냈다. 이 소송에서 전처 조 씨는 지연이자를 포함해 총 52억 원의 채권을 확보했다. 이어 2017년 다시 확인 소송을 내 100억 원 상당의 채권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조 씨 부부는 경제적 이유로 ‘위장 이혼’을 했을 뿐 사실상 부부로 생활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조 씨가 웅동학원 교사 부모들로부터 수억 원을 받은 의혹이 있는 채용비리도 검찰의 중점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이미 조 씨의 ‘돈 심부름’을 한 B 씨를 이번 주 두 차례 소환해 조사한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검찰은 앞서 경남지역 체육계 인사 A 씨를 소환해 “B 씨가 조 씨의 부탁을 받고 웅동학원 교사 지원자 2명의 부모로부터 1억 원씩 총 2억 원을 받아 조 씨에게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하고 전달된 돈이 조 씨 일가의 비자금으로 쓰였는지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두 차례 조사에서 B 씨가 혐의를 부인하자 출국금지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웅동학원 교사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B 씨를 지난 23일과 25일 두 차례 소환해 실제로 지원자 부모로부터 돈을 받아 조 씨에게 넘겼는지 등에 대해 추궁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지난 18일 A 씨를 소환해 5시간에 걸쳐 참고인 조사를 벌였고, B 씨와의 통화 기록을 포렌식(디지털 데이터 및 통화기록 등을 수집·분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조 씨와 B 씨가 교사 채용과 관련한 통화를 할 땐 대포폰을 사용했으며, B 씨가 경남 창원시 소재의 한 호텔에서 임용시험을 앞둔 지원자의 부모를 만나 시험지를 건네고, 돈을 쪼개서 마련하게 한 정황을 포착했다. 하지만 B 씨는 두 차례 검찰 조사에서 이 같은 의혹을 전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B 씨에 대한 출국금지를 요청하고 혐의 입증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A 씨에 따르면 웅동학원은 2010년대 중반 두 차례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채용 공고를 내고 2명의 교사를 채용했다. 이 과정에서 조 씨의 부탁을 받은 B 씨가 지원자 학부모에게 시험문제와 답안을 넘기고 거액의 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B 씨는 고액의 현금을 한 지점에서 찾으면 수사 당국의 의심을 받을 가능성을 우려해 “여러 곳에서 나눠서 전액 현금으로 뽑으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웅동학원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B 씨를 통해 조 씨에게 금품을 건넨 부모들의 자녀들은 당시 임용시험에서 가장 좋은 점수를 받고 정식 교사로 채용됐다.

검찰은 이 외에도 조 씨가 받은 2억 원의 사용처도 집중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다. 자유한국당은 지난달 23일 “웅동학원에 들어간 2억 원이 조국 후보자 일가의 비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며 조 씨와 웅동학원 관계자를 배임수재와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김윤희·손우성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