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檢, 曺일가 자금흐름 수사확대

민 전대표, WFM 전환 사채에
200억 투자경위·출처 등 조사
상상인저축銀 대환대출도 대상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의 ‘가족 펀드’ 운용사로 알려진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의 ‘돈줄’로 거론된 전 크라제버거 대표 민모 씨 등을 비롯해 조 장관 가족의 차명 자금 흐름에 대한 추적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코링크가 인수했던 코스닥 상장사 WFM에는 이미 민 씨와 관련된 회사들이 수백억 원을 투입한 상태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된 민 씨가 WFM의 전환사채(CB)에 200억 원을 투자한 경위와 자금 출처 등을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앞서 WFM이 발행한 CB 261억 원 중 200억 원을 민 씨가 관여한 팬덤파트너스와 엣온파트너스가 100억 원씩 인수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검찰은 투자금의 출처와 운용사와 투자사의 내부 자금 흐름을 보면서 이들 회사에 투자된 외부 자금까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조 장관 가족의 자금이 차명으로 섞여 있거나 인맥을 타고 들어온 돈이 있는지 사실 확인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 씨 측은 자료를 통해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에서 200억 원을 대출받아 CB에 투자한 것이라며 2차전지 사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전망해 정상적으로 투자한 행위라고 소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WFM과 상상인 그룹의 저축은행 간 수상한 자금거래도 수사 대상이다. WFM은 지난달 20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에 주식 110만 주를 담보로 17% 고금리에 20억 원을 빌렸다. 이는 두 달 전 상상인저축은행에서 대출한 것을 ‘대환대출’한 것이다. 당시 WFM이 대출을 갈아탄 시점은 이미 코링크 펀드 논란이 번질 때다. 상상인그룹은 아직 참고인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거나 소환을 받은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관계자는 “WFM에 주식담보대출을 해줄 당시에 재무제표상에 부채가 없었고 상상인저축은행에서 빌린 돈을 대환대출해줬을 뿐 그 돈이 해외도피 자금으로 유용될 걸 알고 빌려줬다는 식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검찰도 이미 자금 흐름을 살폈겠지만 우리 측 관계자를 소환조사한 바도 없고 이상훈 WFM 당시 대표도 그 당시 대환대출을 심사한 여신심의위원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 행보를 보이는 유모 회장이 경영하는 상상인 그룹의 계열사다. 2009년 코스닥 상장사인 씨티엘과 텍셀네트컴을 인수한 유 회장은 2012년 세종저축은행(현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2016년 공평저축은행(현 상상인저축은행)을 품으며 금융업에 진출했다. 지난 3월에는 골든브릿지증권도 인수했다. 유 회장은 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담보대출로 높은 수익을 올리면서 부를 축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 같은 수익 구조는 금융감독당국의 관리대상에 올랐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이 실시한 저축은행 부분검사에서 상상인저축은행의 CB·BW 담보대출이 전체 유가증권담보대출(1561억 원) 중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유가증권담보대출 비율도 총 여신의 12%(6월 말 기준) 수준으로 타사보다 높은 편이다. 성장성 높은 벤처 기업이나 중소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발행하는 CB나 BW는 변동성이 커 부실 위험이 큰 유가증권으로 평가된다. 이에 금감원 내부에서는 이들 자산을 담보로 인정할 수 있느냐에 대해 검토 중이다.

권도경·이은지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