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라인 설정하며 ‘조국 맞이’
黨내부선 “검증 끝나기도 전에
후보자 위해 판 깔아주나” 지적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기자간담회는 ‘셀프 청문회’ ‘해명회’라는 말을 낳을 정도로 형식과 내용 면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웠다. 법이 규정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아닌 ‘탈법 간담회’인 데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간담회를 적극 지원해 특혜 논란까지 일고 있다.

2일 오후 3시 30분부터 3일 오전 2시 16분까지 총 8시간 26분(휴식 시간 제외)간 진행된 조 후보자 기자간담회에선 처음부터 끝까지 민주당의 손길이 묻어났다. 조 후보자가 2일 오전 국회에서 대국민 기자간담회를 진행할 뜻을 밝히자, 민주당은 서둘러 기자단과 일정을 조율하고 포토라인을 설정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간담회 장소로 쓰인 국회 본관 246호는 민주당이 의원총회를 위해 예약해둔 곳이었고, 간담회 전후 후보자의 휴식 공간으로 조정식 정책위의장 집무실이 제공됐다. 이 때문에 여당이 ‘조국 맞이’에 나섰다는 비아냥 섞인 반응이 나왔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주민 최고위원과 박찬대 원내대변인, 이재정·이해식 대변인, 김정우·박경미 의원 등도 모습을 보였다. 특히 ‘당의 입’인 홍익표 수석대변인이 간담회 사회를 보면서 사실상 ‘조국의 입’을 자처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홍 수석대변인은 간담회 내내 기자들을 향해 “일어나서 질문해 달라” “정책 질의도 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일부 기자의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선 “인사청문회 자리가 아니다”고 앞장서 방어했다. 당 고위 관계자는 “당은 일정 부분 거리를 둬야 한다고 했지만, 청문회 무산부터 간담회 진행까지 정신없이 진행되면서 결국 홍 대변인이 사회를 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이날 “인사 검증 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당이 자청해 후보자를 위한 판을 깔아준 것은 과했다”고 지적했다. 김부겸 의원은 조 후보자 간담회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무위원 후보자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