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안먼 직접거론 고강도 압박
“인도적인 방식으로 해결 원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 당국이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때처럼 홍콩 시위대를 무력 진압할 경우 양국 간 무역 협상이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이 금기시하는 톈안먼 사태를 직접 거론하며 대중 압박 수위를 높이고 나섰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뉴저지주에서 휴가를 보낸 뒤 백악관으로 복귀하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그들이 폭력을 행사한다면, 다시 말해 또 다른 톈안먼 광장이 된다면 (무역) 협상을 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폭력이 있다면 (무역 협상은) 아주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우리보다 훨씬 더 (무역) 합의를 필요로 한다”며 “그러나 이것(홍콩 사태)이 합의의 일부가 아니라면 어떤 일이 이미 오래전에 일어났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문제와 무역 협상 연계에 중국이 섣불리 무력 진압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 시위대를 지지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나는 자유를, 민주주의를 지지한다”며 “나는 거기에서 벌어지는 일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적인 방식으로 해결되는 것을 보고 싶다”며 “그들이 그렇게 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재능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다”며 “그가 시위자들을 만난다면 아주 짧은 시간 안에 모두에게 좋은 일을 해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을 향해 시위대 면담을 거듭 촉구한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만약 그가 홍콩에서 폭력적인 일을 한다면 내가 합의문에 서명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국가안보 위협으로 지목하고, 오는 19일 만료되는 임시 거래허가를 연장하지 않을 뜻을 내비치는 등 대중 압박 강도를 더욱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 임시 거래허가 연장 관련 언론 보도에 대해 “그 보도는 사실 정반대”라며 “국가 안보 위협이기 때문에 (화웨이와) 사업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해 불연장 방침을 시사했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