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송환법 반대 차원 넘어
정치·경제개혁 목소리 더 커져
행정장관 직접선거 관철 목표

홍콩 시위 사태가 지난 6월 9일 대규모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이후 2개월 이상 장기화하고 중국 중앙정부의 무력 개입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송환법 반대 차원을 넘어 홍콩 사회의 정치·경제 개혁 등 근본적인 개혁 목소리가 커지면서 시위 성격이 바뀌고 있다. 19일 홍콩시민들은 대학을 중심으로 동맹휴업을 하면서 시위 동력을 이어가고 있다.

홍콩 시위가 장기화하고 중국 정부의 개입이 갈수록 노골화하면서 홍콩 시민들은 홍콩의 자치권을 유지하고 자유·민주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행정장관 직접선거 등 정치 민주화가 더욱 절실하다는 주장에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 이에 따라 시위의 요구 사항은 앞으로 정치 개혁이나 홍콩의 고질적인 빈부 격차 및 경제적 불평등 해소 요구로 나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20대 밀레니얼 세대의 정치·경제 개혁 요구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이들 20대 대학생은 신학기를 맞아 매주 월요일 동맹휴업을 선언하는 등 12주차 주말 시위를 예고했다.

이날 홍콩 언론 및 외신 등에 따르면, 홍콩에서 10분 거리의 광둥(廣東)성 선전(深)에 집결한 인민해방군 무장경찰의 무력 개입 위협 속에서 18일 오후부터 170만 홍콩 시민이 ‘평화·이성·비폭력(和理非)’ 시위를 과시하며 홍콩 정부를 압박했다. 집회를 주도한 민간인권전선은 “캐리 람 행정장관이 5대 요구 사항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홍콩을 갈등과 충돌의 길로 밀어 넣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5대 요구 사항은 △송환법 완전 철폐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이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