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黨政, 분양가 상한제 협의 김현미(왼쪽)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오전 민간 택지 분양가 상한제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당정협의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윤관석(뒷줄 오른쪽·더불어민주당) 간사 등과 의원회관 회의실로 이동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분양가 상한제 ‘메가톤급 충격’
강남3구 등 일부 적용 전망했지만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 전체 규제

신규아파트 매매 사라지기 시작
주택가격 상승 우려 현실화 될 듯
공급부족에 전셋값도 오를 수도

정부가 민간 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강행키로 결정함에 따라 서울·수도권 지역 아파트 시장에 ‘메가톤급’ 충격이 가해질 전망이다. 정부는 시장 상황에 따라 제도가 시행되는 10월에 별도 지정절차를 거친다고 밝혔지만, 강남 지역뿐만 아니라 서울·수도권 전체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 일부 지역에 대해서만 ‘핀셋 규제’를 할 것이란 예상을 완전히 벗어난 것이다. 현행 관리처분 계획인가 시점부터 적용할 것이란 애초의 예상도 뒤집고 서울·수도권 전 지역을 적용 대상으로 하고, 최초 입주자 모집 승인을 신청한 단지를 포함시켰다. 이번 조치로 재건축·재개발 추진이 얼어붙어 공급부족 현상이 가속화하고, 전셋값마저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토교통부는 12일 당정협의 후 별도 자료를 통해 “이번 민간 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은 실수요자의 부담을 완화하고 집값을 안정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1년간(2018년 6월∼2019년 6월) 서울 아파트 분양 가격 상승률은 21.02%로, 기존 주택 가격 상승률 5.74%의 3.7배 이상이고, 이 같은 고분양가는 인근 주택 가격 상승까지 견인해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재건축·재개발 수요가 있는 서울 강남 지역 노후 대단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뚜렷하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규제 발표 전까지만 해도 공급부족 현상 우려가 뚜렷한 만큼 정부가 서울 지역 전체를 대상으로 하지 않고 ‘강남 3구’를 비롯한 급등세가 뚜렷한 일부 지역에 대해서만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정부는 예상과 달리 투기과열지구 전체를 ‘규제 도마’에 올렸다. 또 적용 시점 역시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경우 예외적으로 ‘관리처분 계획인가를 신청한 단지’부터가 아닌 일반주택사업과 동일한 ‘최초 입주자 모집 승인을 신청한 단지’부터 일원화시키는 사실상의 극약 처방을 내렸다. 전매 제한 기간 역시 현재 3∼4년에서 5∼10년으로 확대해 투기 수요 자체를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민간 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서울 강남 지역 공급부족 현상을 초래할 것이란 예상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지난달 초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공론화한 이후부터 계속 제기됐던 사안이다. 대상이 투기과열지구 전체로 규정되면서 공급부족 현상이 서울 강남 일부 지역이 아닌 서울 지역 전체에서 발생할 우려도 커졌다. 이미 강남 3구 지역 등 서울 일부 신규 아파트는 매매 물건이 사라지고 있어 공급부족에 따른 서울 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 우려가 현실화될 개연성이 높아졌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공급부족 현상이 심화되면 서울 지역 전세가 역시 오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변경된 제도를 다시 봐야겠지만 예상보다 강력한 규제”라며 “공급부족은 불가피할 것이고, 가격 상승으로 인해 실수요자는 물론 무주택 전세 수요자들에게도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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