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일 ‘백색국가 제외’ 전망

“韓 문제제기 연대 국가 없어”
韓 “日 자가당착 지적 큰 의미”

추가 수출규제 밀어붙일 경우
WTO 제소 등 대응방안 채비

‘D-7인데 국면 전환 가능할까?’

일본의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국가) 배제 조치 결정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정부가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촉각이 쏠리고 있다. 통상당국을 중심으로 전방위 외교를 벌이고는 있지만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나 일본의 조치 철회 움직임은 나오지 않는 실정이다.

26일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오는 8월 2일 열리는 각의(국무회의)에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내용을 담은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상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21일 후 시행에 들어간다. 이렇게 되면 8월 하순부터 1120개에 달하는 전략물자(무기개발 또는 첨단기술에 사용되는 물자)가 포괄허가제에서 개별허가제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식품, 목재를 제외한 모든 품목의 수출 절차가 상당히 까다로워지고 국내 기업은 수입에 막대한 차질을 빚게 된다.

배제 결정이 확정되기까지 1주일밖에 남지 않은 만큼 한국 정부에는 초비상이 걸렸다. 일본이 1일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 수출규제와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예고한 뒤, 한국 통상당국은 일본과 국제사회에 압박과 설득 카드를 번갈아 내밀며 총력전을 펴고 있지만 별다른 변화는 감지되고 있지 않다. 일본은 예고한 스케줄 대로 밀어붙이는 형국이고, 국제사회의 반응도 그리 적극적이지 않다.

앞서 25일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트위터에 “(한국의 주장이) 동의를 얻은 사실이 없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이와 관련,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서 양국 대립 시 드러내놓고 특정국을 지지하는 발언은 하지 않는 게 국제사회의 관례”라며 “미국 등이 적극적인 중재를 안 한 게 아쉬울 수는 있지만 164개 회원국이 모인 자리에서 일본의 자가당착적인 태도를 명쾌하게 지적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남은 기간 일본과의 대화를 계속 시도하고 국제사회의 공감대를 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를 강행할 경우에 대비해 국내 기업 지원책을 마련하고, WTO에 일본을 제소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준비 중이다. 이날 산업부는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의 방미 결과를 공개하며 “유 본부장을 만난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우리 측 설명에 공감하고 조속한 해결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박수진·박준우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