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日 경제보복 진짜 속셈은

평화헌법 개정 의석확보 목표
선거 끝나도 보복은 계속될듯

한국을 겨냥해 경제 보복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의도를 놓고 일본 내에서도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단순한 경제 차원을 넘어 당장 눈앞에 다가온 참의원 선거(21일) 승리, ‘전쟁이 가능한 정상국가’ 개헌 동력 확보, 이를 통한 대(對) 한반도 영향력 확대 등 다층적 노림수가 있다는 지적이다.

4일 NHK, 요미우리(讀賣)신문 등에 따르면 이날 시작된 일본 참의원 선거운동에서 아베 정권은 다른 보수 야당과 함께 개헌에 필요한 3분의 2 의석(85석)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동안 정권의 숙원 사업인 일본 평화헌법 개정을 하겠다는 속내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아베 총리로서는 이번 선거의 핵심 이슈로 꼽히는 공적연금 보장과 소비세 인상이 모두 야권에 유리한 이슈인 만큼, 경제·외교 이슈를 통해 선거를 유리하게 끌고가야 할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일각에서 선거 후 일본의 제재 조치가 결국 원점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낙관론이 제기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강제징용 문제는 현재 아베 내각의 정체성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일본의 자존심과 직결되기 때문에 선거가 끝난 뒤에도 일본의 경제적 보복 조치가 오히려 강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호사카 유지(保坂祐二) 세종대 교수는 5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아베 총리와 같은 강경파는 자민당 정권 내에서도 비주류”라며 “이들은 기존 주류 보수와 달리, 침략전쟁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호사카 교수는 “강제징용에 대한 배상은 아베 정부의 정체성을 완전히 흔드는 주장인 만큼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한국의 입장 변화가 없을 경우 최근 수출 규제 강화와 비슷한 조치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호사카 교수는 “아베 정부의 장기적 목표는 한국과 북한이 연합해 강력한 주변국으로 등장하는 상황을 막는 데 있다는 주장이 일본 학계에서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