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위 나루히토 일왕에 축전
中 “중일관계 지속발전 희망”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즉위한 나루히토(德仁) 일왕에게 한·일 관계 발전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바란다는 내용의 축전을 보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퇴임한 아키히토(明仁) 전 일왕에게 보낸 서한에서 ‘천황(天皇)’으로 호칭한 데 이어 이날도 천황이란 표현을 썼다.

외교부는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문 대통령은 오늘(1일) 즉위한 나루히토 일본 천황에게 축전을 보내 축하의 뜻을 전했다”며 “문 대통령은 나루히토 천황의 즉위를 축하하고, 퇴위한 아키히토 천황과 마찬가지로 전쟁의 아픔을 기억하면서 평화를 위한 굳건한 행보를 이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어 “문 대통령은 나루히토 천황이 한·일 관계의 우호적 발전을 위해 큰 관심과 애정을 가져줄 것을 바란다고 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전날에 이어 일왕을 ‘천황’으로 표현한 것을 두고 악화한 한·일 관계 개선의 의지를 담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오는 6월 28∼29일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정부는 외교 관례상 ‘천황’이라는 표현을 써왔고 다른 나라도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30일 아키히토 전 일왕에게 한·일 관계에 기여한 것에 사의를 표하는 서한을 보냈다.

중국 외교부도 새 일왕의 즉위에 대해 중·일 관계가 지속해서 발전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중국과 일본이 양국 관계의 긍정적인 모멘텀을 소중히 여기고, 민감한 문제를 잘 처리하며, 중·일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계속 추진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겅 대변인은 퇴위한 아키히토 전 일왕에 대해서는 “양국 관계의 발전에 적극적인 공헌을 했다”고 평가했다. 중국 관영 매체 중궈왕(中國網)도 이날 아키히토 전 일왕에 대해 재위 중 “방중한 유일한 일왕”이라며 “중·일 관계 개선에 극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