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즉위의 변’… 日 ‘레이와 시대’ 개막 나루히토(오른쪽 두 번째) 일왕이 1일 도쿄 지요다구 고쿄에서 열린 조현의식에서 왕위계승 1순위인 후미히토 왕세제(〃 세 번째)가 자리한 가운데 ‘즉위의 변’을 낭독하고 있다. 왕실 규범에 따라 즉위식에 참석하지 못했던 마사코(오른쪽) 왕비와 왕세제빈 기코(〃 네 번째), 왕세제의 장녀 마코(〃 다섯 번째)·차녀 가코(〃 여섯 번째) 공주가 조현의식에 참석해 있다. AP 연합뉴스

日, 30년만에 국왕 즉위식 거행
왕 상징 ‘삼종의 신기’ 넘겨받고
아베총리 등과 ‘조현의식’ 가져

나루히토(德仁·59) 일왕이 1일 즉위하면서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발전, 그리고 세계의 평화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나루히토 일왕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구 고쿄(皇居·일왕 거처) 내 영빈관인 ‘마쓰노마(松の間)’에서 ‘즉위의 변’을 통해 “항상 국민을 생각하고 일본 국민의 통합 책무를 다할 것을 맹세하며 국민 행복과 나라의 발전을 기하고 세계평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과거사 문제에 전향적인 입장을 보였던 아키히토(明仁) 전 일왕을 의식한 듯 “상황폐하의 지금까지 행보를 깊이 생각하고 또한 역대 일왕의 존재를 마음에 두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즉위식은 ‘삼종의 신기(三種の神器)’를 넘겨받는 의례로 시작됐다. 삼종의 신기는 일왕을 상징하는 검과 거울, 굽은 구슬이다. 공영방송인 NHK를 비롯한 주요 방송사들은 즉위식을 생중계했다.

제126대 일왕으로 즉위한 나루히토는 검은색 연미복을 입고 나왔으며, 침착한 표정으로 왕실 관계자들과 인사했다. 의례 중 나루히토 일왕 옆에는 작은아버지인 마사히토(正仁·84)와 동생 후미히토(文仁·54)가 자리했다. 삼종의 신기와 옥새가 비단 보자기에 싸여 나루히토 일왕에게 건네졌다.

나루히토 일왕은 즉위 후 처음으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내각 장관 등 128명의 국민 대표들과 만나 인사를 나누는 ‘조현의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아베 총리는 나루히토 일왕 앞에 서서 “일본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 문화가 번성하는 시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나루히토 일왕은 국민들에게 전하는 말에서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현행 일본 헌법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나루히토 천황의 즉위를 축하하고, 퇴위한 아키히토 천황과 마찬가지로 전쟁의 아픔을 기억하면서 평화를 위한 굳건한 행보를 이어나가길 기대한다”는 축전을 보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문 대통령은 축전에서 “나루히토 천황이 한·일 관계의 우호적 발전을 위해 큰 관심과 애정을 가져줄 것을 바란다”고 밝혔다.

정철순·김선영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