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권역 20개 지역 단체들
세종 정부청사로 항의 방문

영산강 주민 사전대책 촉구
낙동강 지역서도 촉각 곤두

정부가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금강과 영산강 일대 일부 보를 해체한다고 발표하면서 지역 주민들이 집단행동에 나서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금강 주변 농민들은 설마 했던 일이 현실화됐다며 농업 등 생존권 사수 차원에서 강력한 대정부 투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22일 환경부는 금강·영산강 4대강 사업 관련 5개 보 처리 방안을 발표했다. 세종보 해체, 공주보 부분 해체, 백제보 상시 개방 등의 결정을 접한 금강권역 농민들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이국현 공주시 이·통장협의회장은 “부분 철거라고는 하지만 보 기능이 사실상 상실되면 공주지역 상당수 농민이 지하수 고갈 등으로 하우스 농업과 축산업 등에 막대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공주시민·농민단체가 똘똘 뭉쳐 반대하고, 여당 소속 시장이 건의문까지 보냈는데 깡그리 무시한 정부의 발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당장 오늘 오후 세종시 정부청사로 20여 개 지역 단체 대표들이 항의방문을 하기로 결정했고, 앞으로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전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종보 해체 결정을 접한 세종시민 김민지(여·세종시 한솔동) 씨는 “강에 물이 없으면 삭막하고 아파트 가치도 떨어질 텐데 큰일이다”라고 말했다.

영산강 승촌보를 상시 개방하고 죽산보를 해체한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 전남도와 한국농어촌공사, 지역 농민들은 사전 보완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나주 농민회 관계자는 “죽산보를 해체한다고 해서 농민들이 완강하게 반대하는 움직임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영산강 수위가 낮아지면 농업용수 확보가 어려워지고, 특히 주변 지하수 고갈이 우려되는 만큼 사전에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발표에서 제외된 낙동강 지역 농민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건호 경북 의성군 단밀면 이장협의회 회장은 “낙동강 상류 낙단보와 상주보는 보를 철거하지 않는다는 전제 조건을 달고 농민단체, 지방자치단체가 환경부와 보 부분 개방 협약을 했으며, 특히 이 일대는 낙동강 물을 농업용수로 많이 이용해 철거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현 정부가 보 철거를 논의하면 극심한 반발이 일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 정우천 chkim@munhwa.com

공주 = 김창희·의성 = 박천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