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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

유기물 지류에서 거의 분해
자정계수 본류 계측 코미디

“환경부가 강조하는 자정계수가 옳다면 4대강 보에서 물을 뺀 지난해의 지표가 물을 채운 해보다 좋아야 합니다. 그런데 금강과 영산강을 살펴보면 모든 지표가 나빠졌습니다. 4대강 보를 개방한 후 수질이 개선됐다는 정부의 발표는 엉터리 통계로 국민을 호도하는 겁니다.”

박석순(전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장·사진)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22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4대강 보 철거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박 교수는 금강이 보 건설과 준설을 통해 수질이 크게 개선됐다는 연구결과를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지수)급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저명한 수질생태학자다. 4대강 보 사업으로 수질이 개선됐다는 논문이 세계적인 학술지에 게재될 만큼 그의 연구성과가 인정받았다.

박 교수는 이날 “중요한 것은 치수가 아닌 이수인데, 조사·평가위 자료를 보면 5개 보 모두 이수가 보 개방 이후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또 “생태계도 좋아졌다고 발표했지만, 보를 개방하니 지천과 하천에 살 생물들이 뒤섞이게 된 건데, 환경부는 보를 개방해 그동안 못 보던 생물들이 하천 등에 나타났다며 자화자찬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조사·평가위가 보를 개방하고 5개 보 모두 치수가 좋아졌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4대강 사업을 통해 준설 작업이 이뤄져 당연히 치수는 좋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당연히 물을 다 빼면 치수는 개선되는 게 너무 당연한 얘기”라고 꼬집었다. “마치 보 개방을 통해 뭔가 좋아졌다는 점을 억지로 보여 주려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도 평가했다. 박 교수는 “환경부가 수질 관련 통계를 낼 때면 4년간 평균 데이터와 보 개방 1년 치를 비교하는 우를 범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통계를 악용하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앞서 환경부가 금강과 영산강의 자정계수가 각각 최대 8.0배, 9.8배 상승했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과학적으로 반박한 바 있다. 박 교수는 “분해 가능한 유기물은 지류에서 거의 분해되고 본류에 흘러들어오지 않는다”며 “강의 본류에 자정계수를 들이대면서 수질이 개선됐다고 말하는 건 코미디”라고 설명했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