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위
세종·공주·죽산보 해체하고
나머지 2개는 상시 개방키로
지역의견 무시…일방적 결정
洑 설치 전 2013년으로 회귀

정부는 22일 충청 금강과 전남 영산강 보 5개 중 3개를 해체하고, 나머지 2개는 상시 개방해 최대한 수위를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원회(조사·평가위)는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금강 세종보와 공주보(보 상부 공도교만 유지), 영산강 죽산보는 해체하고, 나머지 금강 백제보와 영산강 승촌보는 상시 개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결정은 금강과 영산강을 사실상 보가 설치되기 전인 2013년 전으로 되돌리는 수순을 밟겠다는 첫 조치로 풀이된다. 4대강 지역주민들은 정부가 지역 의견을 무시하고 내린 일방적 결정이라고 강력히 반발해 진통이 불가피하게 됐다.

조사·평가위는 세종보의 경우 해체를 결정했다. 세종보는 보 영향 범위 내에 농업용 양수장이 없고, 보 철거로 수질 및 생태계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죽산보는 보 개방 이후 수질개선 효과를 확인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음을 인정하면서도, 보를 유지하면서 발생하는 편익보다는 해체 시 비용이 덜 든다는 이유로 해체를 결정했다. 공주보는 보 상부에 설치된 공도교의 교통량이 많아 다리만 유지하고 보 구조물은 부분적으로 해체하기로 했다.

지역축제 등으로 지역 명물이 된 백제보는 보 개방 기간이 짧아 수질과 생태 평가에 필요한 실측 자료가 충분하지 않았고, 수막 재배 등 물 이용 수요가 많아 상시 개방하는 처리방안이 제시됐다. 마찬가지로 승촌보는 주변 지역 물 이용에 지장이 없도록 보를 운영하는 동시에 양수장·지하수 등 물 이용 대책을 추진한 후 상시 개방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이번 제시안을 토대로 보별로 민관협의체 등을 개최해 의견을 수렴한 뒤 오는 6월 구성될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보 처리방안이 최종 확정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5개 보의 총 해체비로 1667억 원 정도를 예상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