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검열·선전·사상통제 핵심역할
정경택·박광호 등 3인방 지목
“정치범수용소 고문·성폭행 등
심각한 인권침해 지시에 관여”

미국 정부가 북한 권력 2인자로 평가되는 최룡해(사진)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해 정경택 국가보위상, 박광호 노동당 부위원장 겸 선전선동부장 등 3명을 인권 유린과 관련한 대북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을 거부하는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사상 통제와 체제 선전, 검열 등을 통해 북한 체제 유지에 핵심적 역할을 해온 3인방에 칼끝을 겨눴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미 재무부는 10일 최 부위원장 등 3명을 북한의 인권 유린 등에 대한 대통령 행정명령 13687호에 따라 대북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고 발표했다. 재무부는 “최 부위원장은 당·정·군을 통솔하는 북한의 2인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노동당 조직지도부장을 맡고 있다”며 “조직지도부는 북한 주민의 정치 문제를 통제하는 목적을 지닌 곳”이라고 지적했다.

재무부는 “정 국가보위상은 보위성(국가정보원에 해당)의 검열 활동과 인권 유린에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고 비판했다. 미 국무부도 이날 북한 인권 유린 관련 정례보고서를 통해 “정 국가보위상은 정치범 수용소의 고문, 굶기기, 강제노동, 성폭행 같은 심각한 인권 유린 지시에 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박 부위원장은 사상의 순수성 유지와 총괄적인 검열 활동, 억압적인 정보 통제, 인민 교화 등 역할을 하는 노동당 선전선동부를 책임지고 있다”며 “언론과 표현의 자유, 그리고 검열을 받지 않을 자유를 억압했다”고 지적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보도자료에서 “재무부는 북한 주민을 억압하고 통제하기 위해 잔인한 검열, 인권침해와 유린을 저지르는 부서들을 지휘하는 고위 관리들을 제재하고 있다”며 “미국은 계속해서 북한 정권의 인권과 기본적 자유 침해를 비난해 왔으며, 전 세계 인권 유린자들을 상대로 계속해서 조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세계인권의 날(12월 10일) 70주년을 맞아 이뤄진 미국의 인권 관련 대북 제재는 지난 2016년 7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비롯한 개인 15명과 기관 8곳에 대한 제재 이후 이번이 4번째다. 이번 제재로 미국의 인권 관련 대북 제재 대상은 개인 32명, 기관 13곳으로 늘어났다.

워싱턴 = 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