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 = 하안송 기자 song@

■ 외교안보 현안

“核 포기할 것” 39.8%에 그쳐
진보층·민주당 지지층서도
30% 이상이 회의적인 전망

‘비핵화前 종전선언’도 부정적
19~29세 70.4% “검증 먼저”
‘연내 추진’ 정부 입장과 배치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연내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충분히 검증하고 난 뒤에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 더 높았다. 미국 등 국제사회가 북한의 체제 안전을 보장해주더라도 북한은 결국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응답 또한 우세했다. 최근 남북 관계 개선 상황에도 북한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한 셈이다.

1일 문화일보 창간 여론조사에서 ‘종전선언의 적절한 시기’를 묻는 질문에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충분히 검증하고 난 뒤 종전선언을 해야 한다’는 응답이 전체의 59.3%로 가장 많았다. 이는 종전선언을 가능한 한 연내에 추진하려는 정부의 입장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통일부를 상대로 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일단 (종전 선언의)연내 실현을 목표로 노력해나가고 있다”며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종전선언에 앞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여자(65.8%), 19~29세(70.4%), 대구·경북 지역(67.3%), 학생(75.5%), 이념성향 보수층(68.5%), 자유한국당(71.7%) 및 바른미래당(73.5%) 지지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또 이념성향 진보층(51.8%)이나, 더불어민주당 지지층(55.6%)에서도 이 같은 응답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비핵화 조치 이전이라도 종전선언을 해야 한다’는 응답은 전체의 29.7%에 그쳤고, ‘종전선언을 할 필요가 없다’는 응답은 8.3%였다.

‘미국 등 국제사회가 북한의 체제 안전을 보장할 경우 북한이 핵무기를 실제로 포기할 것으로 보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 10명 중 6명가량(57.2%)이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 전망을 내놓았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60세 이상(66.2%), 대구·경북지역(67.4%), 가정주부(66.7%), 이념성향 보수층(75.0%), 한국당(88.7%)·바른미래당(70.8%) 지지층 및 무당층(80.5%)에서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념성향상 진보층(35.8%)과 국정운영 긍정평가층(39.1%), 민주당 지지층(38.7%)에서도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이 30% 이상으로, 북한의 핵 포기 가능성에 대한 전반적 전망은 어두웠다. 이번 조사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이라는 응답은 39.8%였고,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3.0%로 집계됐다.

하지만 세대별, 지지정당별로 북핵 문제에 대한 인식에 적지 않은 간극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60대 이상과 한국당·바른미래당 지지층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충분히 검증하고 난 뒤 종전선언을 해야 한다’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한·미 관계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더 나빠졌다’ 등에 더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반면 40대 연령층과 화이트칼라 직업군, 민주당 지지층의 경우 ‘북한 비핵화 이전이라도 종전선언을 해야 한다’ ‘북한은 핵을 포기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한·미 관계가 더 좋아졌다’ 등의 응답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