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충격 클 10개국 선정
정부 “피해 미미할것”과 대비

미국의 중국산 제품 고율 관세 부과로 촉발된 미·중 무역전쟁으로 가장 큰 피해를 받게 될 10개국 가운데 한국이 6위로 꼽혔다. 앞서 정부가 ‘국내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힌 것과 대조적이어서, 정부의 인식이 안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경제분석기관 픽셋애셋매니지먼트의 애널리스트가 미·중 간의 전면적 무역전쟁이 몰고 올 수출 분야의 리스크(위험)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62.1%로 6위에 올랐다. 이 비율은 글로벌 교역 체인망에서 해당 국가의 수출입 물량이 자국의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설명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한국이 세계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선진화한 경제로 전자제품, 자동차, 철강, 선박 등 주요 수출 품목이 무역전쟁의 가장 직접적인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중 간 갈등의 가장 큰 피해자는 유럽 소국 룩셈부르크(70.8%)였다. 2위는 대만(67.6%)이었고, 3∼5위는 옛 동유럽권인 슬로바키아(67.3%), 헝가리(65.1%), 체코(64.7%)로 나타났다.

이처럼 주요 수출국이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해 적잖은 피해를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정부는 국내 영향이 걱정할 수준이 아니란 입장을 내놓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산업연구원의 분석 결과를 인용해 “미·중이 340억 달러 규모의 양국 간 수입품에 대해 상호 관세 부과 시,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은 1억9000만 달러 감소, 대미 수출은 5000만 달러(약 560억 원) 감소하겠지만 그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중 간 무역갈등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매우 커 우리나라의 피해는 불가피하다”며 “미국에 대해선 우리나라가 중국과 동일한 그룹으로 묶이지 않도록 대응하는 한편 어려움을 겪을 수출 기업들이 당분간 국내에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