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출산 대책 내용

1세 아동 사실상 무상의료
국민행복카드 1년간 사용

아이돌봄 지원대상도 확대

‘결혼을 주저하는 청년에게는 일자리, 출산을 망설이는 부부에게는 의료비, 양육을 부담스러워하는 부모에게는 돌봄과 업무 경감.’

정부는 2040세대가 결혼·출산·양육의 경로를 선택할 때 국가가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원책을 마련했다. 단순히 출산율을 올리기 위한 대책보다는 결혼해서 자녀를 낳고 키울 때마다 활용할 수 있는 지원 대책을 보다 확대함으로써 2040세대에 희생이나 부담이 되지 않도록 환경을 만들어주겠다는 의미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5일 발표한 5대 개혁 방안도 △출생부터 아동의 건강한 성장 지원 △아이와 함께하는 일·생활 균형 △모든 아동과 가족에 대한 차별 없는 지원 △청년의 평등한 출발 지원 △제대로 쓰는 재정, 효율적 행정지원 체계 등이다.

◇일·생활 균형 집중 지원 = 일로 인해 아이와 함께하지 못하는 부모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가 확대된다. 만 8세 이하 육아기 아동을 둔 부모는 1년의 육아휴직을 사용했더라도 임금 삭감 없이 하루 1시간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육아기 부모의 근로시간 단축이 하루 2시간씩부터 가능했고, 육아휴직 1년을 모두 썼다면 사용할 수 없었다. 앞으로 육아기 부모는 하루 1시간씩부터, 육아휴직과 합산해 최대 2년간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남성의 육아휴가와 휴직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이 늘어난다. 아내가 육아휴직 후 회사에 복귀한 뒤 남편이 육아휴직을 할 때 주어지는 ‘아빠 육아휴직 보너스’의 급여 지원 상한액이 200만 원에서 250만 원으로 올라간다. 또 정부는 남녀고용평등법령 등을 개정해 같은 자녀에 대해 부모 중 한쪽만 휴직할 수 있는 현 제도를, 부모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기로 했다. 남성이 사용하는 배우자 출산휴가 중 유급휴가 기간도 현행 3일에서 10일로 늘어난다. 사용기한도 기존에는 출산한 날부터 30일 이내였으며 분할 사용이 불가했지만, 90일 이내로 확대하고 1회 분할 사용도 허용한다. 이 외에도 일·생활 균형을 잘 활용하는 기업은 가족친화인증기업으로 인증, 지방세 세무조사 유예 등의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검토한다.

◇삶의 질부터 개선 = 이번 저출산대책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일자리위원회와 협업을 통해 공정한 기회와 안정된 일자리 중심의 청년일자리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결혼을 하면 출산할 때 받을 수 있는 출산급여 사각지대부터 재정비한다. 자영업자나 보험설계사·학습지 교사·택배기사 등 특수고용직, 단시간 근로자 등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사람에게도 월 50만 원씩 90일간 총 15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책이 시행되면 연간 약 5만 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임산부는 물론 1세 아동의 의료비도 정부가 책임진다. 고위험 산모의 비급여 입원진료비 지원 범위가 기존 5개 질환에서 11개로 확대된다. 임신·출산 진료비를 지원하는 국민행복카드 역시 신청한 날부터 분만예정일 이후 60일까지 사용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분만예정일 이후 1년까지 쓸 수 있다.

금액도 단태아는 60만 원, 다태아는 100만 원으로 각각 10만 원 인상된다. 만 1세 미만 아동의 외래 진료비에 대한 건강보험 평균 본인 부담액은 16만5000원에서 5만6000원 상당으로 66% 줄어든다. 부모의 양육 부담은 아이돌봄 서비스와 초등돌봄을 확대해 덜어주기로 했다. 아이돌보미 숫자도 현재 2만3000명에서 4만3000명으로 확대하고, 2022년까지 아이돌보미 서비스 이용 아동 규모를 9만 명에서 18만 명으로 늘린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