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자영업연맹(NFIB) 75주년 기념 행사에서 손으로 조명을 가린 채 연설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北中회담 직접 언급은 피해
국무부 “北과 계속 접촉중”

미국 국무부는 19일 제3차 북·중 정상회담에 대해 직접적 언급은 삼가되, “북한이 미·북 정상회담의 약속·합의를 준수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이날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3차 북·중 정상회담을 그다지 탐탁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대해 “신중하고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나워트 대변인은 “북한 당국과도 계속 접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워트 대변인의 이 같은 발언은 북·중 회담에 대한 직접적 평가를 삼가면서도 ‘6·12 미·북 정상회담’ 합의 준수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불편한 심기를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워트 대변인은 대북제재 집행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중국에 대해서는 직접적 비판을 가하지는 않았다. 그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하는 것을 도와주는 데 있어서 훌륭한 일을 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면서 “1년여 전 만든 미국의 정책이자 사실상 전 세계의 정책인 최대의 압박 캠페인을 중국이 계속 지원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워트 대변인은 북핵 문제와 미·중 무역갈등이 연계돼 있느냐는 질문에도 “두 사안을 뒤섞어 바라보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선을 그었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방중이 미·북 간 후속회담의 진행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이번 미국과의 협상에서 떠안아야 할 위험 부담에 대한 ‘보험’ 차원에서 중국과의 밀착 관계를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에 대해 김 위원장에게 사의를 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CNN방송에서 “중국은 오랜 목표였던 한·미 연합훈련 중단에 만족하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이런 중대한 양보를 얻어낸 김 위원장에게 감사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나워트 대변인은 미·북 정상회담 후속 협의를 위한 접촉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다만, 그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현재 발표할 만한 어떤 방문 일정도 없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측은 북한과의 후속 협상을 서두르려고 하지만, 북한 측이 협상 대표 명단 등에 대한 답을 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12 싱가포르 공동선언’에는 미국 측 협상대표로 폼페이오 장관을 명시했지만, 북한 측 대표는 ‘고위 당국자’로만 적고 있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북한 측 대표로 지난 5월 방미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나 리용호 외무상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