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베이징 공항의 김정은 전용車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차량인 메르세데스-벤츠 S600 풀만 가드가 19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 국빈터미널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김정은 ‘세번째 訪中’

美·北정상회담 결과 공유하고
비핵화 사찰 대비 공조 다질 듯
北·中 교류 확대 나설 가능성

中 “필요 따라 제재 조정해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3차 중국 방문에 나서면서 방중 의도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표면적으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차원으로 보이지만 중국을 앞세워 미국 주도의 대북 경제 제재를 완화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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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김 위원장은 수많은 취재진이 장사진을 친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국제공항에 전용기를 타고 도착해 중국 당국의 삼엄한 경비 속에 3차 방중 일정을 시작했다. 앞서 일본 언론들은 김 위원장이 이르면 이날 중국에 도착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지난 3월 25∼28일 베이징에서 가진 시 주석과의 1차 정상회담, 5월 7∼8일 다롄(大連) 2차 정상회담에 이은 3차 방중으로 3개월도 안 되는 사이에 중국을 세 번째 방문하는 셈이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최근 북·중 접경지역의 제재 완화 분위기를 이어받아 중국에 정식으로 제재 완화 문제를 국제사회에 거론해줄 것을 요청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미·북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체제 안전 보장과 한·미 군사훈련 중단 등을 이끌어 냈지만 경제 제재 완화에 대한 약속은 받아내지 못했다. 미국 내에서도 제재 완화 조건과 시점에 대해 엇갈린 시각이 있지만 공식적 입장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확인되기 전에는 제재를 풀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에 중국이 러시아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제재 완화 목소리를 내지 않는 한 제재 해제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중국은 앞서 외교부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비핵화 합의를 이행하거나 준수하는 상황에서 필요에 따라 제재를 조정해야 한다”며 제재 완화 필요성을 공식화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제재 완화 외에도 시 주석에게 북·중 경제협력 강화와 전면적 교류 확대 필요성 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김 위원장 방중 이후 중국은 북한의 대규모 경제 시찰단 초청과 중국인들의 대북 관광금지 전면 해제, 접경지역 무역에 대한 통제 완화 등으로 사실상 대북제재 완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또한 향후 본격화할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 협상과 본격 사찰 등에 대비해 중국과 공조 체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은 북·중 밀착 강화를 대외에 과시함으로써 북한의 ‘뒷배’로서 중국을 대미 교섭 카드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강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는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이 이뤄지고 7일 만에 다시 시 주석을 만나는 김 위원장의 행보가 달갑지만은 않지만 나름의 독자적 외교인 만큼 대놓고 불편한 기색을 표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 네오콘(강경보수) 진영에서는 김 위원장의 중국 밀착 행보를 미·북 고위급 후속 회담에서 중국의 그늘에 숨어 시간을 벌려는 전술이라는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