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진정성 알리는 조치”평가
일부선 “너무 앞서가는 해석”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폐쇄에 이어 5월 중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위한 일부 시설물을 파괴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중단을 선언한 지 3주 만에 나온 조치로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정확한 의도를 분석 중에 있다.

6일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상업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5월 둘째 주(6∼12일)부터 평북 구성시 북쪽에 위치한 이하리 미사일시험장의 시험발사대에 대한 파괴작업을 시작해 같은 달 19일쯤 완료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이하리 시험장에서는 고체연료형 탄도미사일 발사시험이 집중적으로 이뤄졌으며 북한은 지난해 2월 인근에서 준중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2(KN-15)’를 시험 발사하기도 했다. 38노스는 지난해 4월 시험발사대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해당 지역을 집중 감시하며 차량 움직임 등을 확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험발사대는 미사일 발사시험을 하는 동안 미사일을 고정하는 장치로 공개 당시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북한이 시험발사대를 통해 향후 미사일 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하리 시험장 내 시설 철거를 두고 38노스 운영자인 조엘 위트는 AP통신 인터뷰에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계획 중단에 대한 진정성을 알리기 위한 작은 조치 중 하나로 평가된다”면서도 “북한이 다른 시험발사대를 통해 미사일 발사를 계속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대 파괴를 두고 군 당국은 “북한 동향을 지속적으로 확인했으며 현재 관련 정보를 분석 중”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신종우 국방안보포럼 선임연구원은 “38노스의 해석이 너무 앞서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사일 계획 중단을 알리는 조치라기보다는 고체연료형 탄도미사일의 지상 발사시험이 완료돼 철거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철순·정충신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