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北 수뇌부 11人회의 공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주재로 9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가 열리고 있다. 김 위원장이 이날 회의에서 남북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 전망과 대응 방향 등을 제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 ‘美北 정상회담’ 가시권 진입

트럼프 “비핵화 합의 희망”…각료회의서 접촉사실 밝혀
김정은, 정치국회의 개최 北南·北美 대화 대응방향 제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5월이나 6월 초 만날 것이며, 북한 비핵화(de-nuking)에 관한 합의를 이룰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북한도 오는 27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과 함께 ‘조(북)·미 대화’를 언급하면서 미·북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이에 따라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미·북 정상회담 개최도 가시권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되면서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역사적인 협상 프로세스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우리는 북한과 접촉을 해왔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3월 8일 방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전달한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 제안을 수용한 뒤 구체적 일정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전날인 8일 언론을 통해 북한과의 접촉 사실과 함께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과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기꺼이 논의할 의향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미국과 북한이 동시에 미·북 정상회담을 언급한 것은 비핵화 의제와 회담 장소, 회담 시기 등 3대 조건에 대해 사전접촉에서 상당 부분 협의가 진전됐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 정상회담에서 “양측이 모두 상당한 존중을 표할 것이며 북한 비핵화에 대해 합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북한도 그렇게 말했고, 우리도 그렇게 말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계가 아주 오래전보다 달라지기를 희망한다”면서 미·북 관계 개선 의사도 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는 이전 대통령들이 이미 했어야 했는데 하지 않았으며, 만약 5년이나 10년, 20년 전에 했더라면 훨씬 더 쉬웠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우리는 북한과의 회담을 마련했고, 이는 전 세계에 매우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도 9일 김 위원장이 주재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에서 미·북 대화 개최 사실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0일 김 위원장의 지도 아래 정치국 상무위원과 정치국 위원·후보위원 등이 참석한 정치국회의가 진행됐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최근 조선반도 정세 발전에 대한 경애하는 최고령도자동지의 보고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보고에서 이달 27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개최되는 북남 수뇌상봉과 회담에 대해 언급하시면서 당면한 북남관계 발전 방향과 조·미 대화 전망을 심도 있게 분석 평가하시고 금후 국제 관계방침과 대응방향을 비롯한 우리 당이 견지해나갈 전략·전술적 문제들을 제시하시였다”고 밝혔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김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