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트럼프와 통화 문재인 대통령이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남북 교류 상황과 대북 특사 파견 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청와대 제공

- 對北특사 ‘20일 이전’ 파견

靑관계자 “대통령 외교일정상
20일쯤엔 특사 돌아와 있어야”

초보적 核동결 등 양보 얻고
탐색적 美·北대화 성사 노력

문재인 대통령이 대북 특사 파견을 결정한 것은 미·북 대화를 견인해내어 궁극적인 북핵 해법의 돌파구를 만들어 내는 게 중요하다는 절박한 현실 인식을 내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직접 만나 미·북 대화와 관련한 남측의 생각을 전하고 북측 진의를 확인하는 한편 ‘김여정 특사’ 방문 때 밝혔던 ‘정상회담을 위한 여건 마련’을 주문하겠다는 게 문 대통령의 복안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일 “문 대통령이 대북 특사 파견을 하는 이유는 김 위원장을 만나 북한의 진의를 확인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특사로 와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했기 때문에 정상회담 조율을 매듭지을 수 있는 대북 특사 파견을 고려해 왔다. 이 과정에서 남북 정상회담 성사의 관건인 미·북 대화가 별 진전을 보이지 않자 대북 특사 파견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특사는 빨리 보내는 게 맞는다”며 “문 대통령이 김여정 특사에게 밝혔던 것처럼 (정상회담) 여건 조성을 논의하기 위한 대북 특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이번 대북 특사 활동을 통해 북한이 이번에는 과거와는 다른 대화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뒤 이를 미국에 전달해 미·북 회담과 남북 정상회담의 여건을 마련한다는 로드맵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 특사 파견 시기는 3월 중순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미 정해진 대통령의 외교 일정 등을 생각해 보면 대북 특사가 오는 20일쯤에는 북한에 갔다 돌아와 있는 상태여야 한다”고 말했다. 4월 초 한·미 군사훈련이 예정돼 있어 대화 분위기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 전에 미·북 간의 입장 차를 좁히는 게 필요하다.

대북특사는 또한 ‘핵 보유국 지위를 가진 대화’라는 태도를 견지하는 북측 입장을 완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북측이 핵 폐기나 동결을 향한 초보적 단계의 행동을 보이고 미국도 이를 비핵화의 의지로 받아들여야만 미·북 대화 테이블이 마련될 수 있는 상황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대북 특사가 북에 비핵화에 대한 문 대통령의 확실한 의지를 전달하고 북측이 호응할 때 한·미가 북에 무엇을 줄 수 있을지와 관련한 대화를 나눠야 한다”며 “단장은 국가정보원장으로 하되 고문급으로 민간 인사나 야권 정치인을 포함하는 방안도 생각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병채·김유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