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너무 세게 흔들었나… 떨어져나간 국기 22일 밤 평창 알펜시아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바이애슬론 여자 4 x 6㎞ 계주에서 벨라루스의 다르야 돔라체바가 결승선을 통과한 뒤 흔들던 벨라루스 국기가 바닥에 떨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돔라체바, 4×6㎞ 계주 우승
남편 비에른달렌은 코치 역할

“여보, 내가 대신해냈어!”

부부는 닮는다고 했던가. 벨라루스의 바이애슬론 대표 다르야 돔라체바(32)는 ‘바이애슬론의 제왕’ 올레 에이나르 비에른달렌(44·노르웨이)의 아내다. 비에른달렌은 2014 소치동계올림픽 2관왕에 오르는 등 6차례 동계올림픽에서 통산 금메달 8개, 은 4개, 동 1개 등 총 13개의 메달을 거머쥔 살아있는 전설.

돔라체바는 22일 밤 평창 알펜시아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바이애슬론 여자 4×6㎞ 계주에서 1시간 12분 03초 4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바이애슬론은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이 결합한 종목으로 여자 4×6㎞ 계주는 4명이 팀을 이룬다. 1명이 6㎞씩 달리며 10발을 사격하는데, 1발을 놓칠 때마다 150m의 ‘벌주’가 주어진다.

돔라체바는 벨라루스의 4번째 주자로 나서 사격에서 3발을 실패했지만, 17분 27초 6으로 팀 내에서 가장 빠르게 코스를 돌아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미지 크게보기 벨라루스의 다르야 돔라체바(왼쪽)가 지난 17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바이애슬론 여자 12.5km 단체출발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뒤 남편인 올레 에이나르 비에른달렌과 입을 맞추고 있다. vk.com 제공

돔라체바는 17일 여자 12.5㎞ 단체출발에서 은메달을 획득해 평창동계올림픽을 금 1개, 은 1개로 마무리했다. 돔라체바는 비에른달렌과 2015년 4월 결혼했고 그해 10월 딸 제니아가 태어났다.

돔라체바는 출산 후유증에 시달리며 2016∼2017시즌 국제바이애슬론연맹(IBU) 월드컵 세계랭킹이 24위까지 떨어지는 부진을 겪었지만, 남편의 도움으로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며 세계랭킹을 6위까지 끌어올렸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돔라체바는 남편과 함께 부부 동반 금메달을 노렸지만, 비에른달렌은 노르웨이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했다.

비에른달렌은 낙담하지 않고 아내의 조국인 벨라루스대표팀에 코치로 합류, 아내를 외조했다.

돔라체바는 “출산하고 30대에 접어들면서 확실히 몸이 예전 같진 않았지만 남편 덕분에 힘든 훈련을 이겨낼 수 있었고, 금메달이라는 깜짝 선물을 받았다”면서 남편을 치켜세웠다. 돔라체바는 또 “남편은 내겐 여전히 바이애슬론의 왕이자 최고의 선수”라고 덧붙엿다.

평창=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