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자체, 부랴부랴 조사
‘제천’땐 빠졌던 병원 등 포함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 화재 참사를 계기로 정부와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병원·요양시설 등에 대한 화재 예방점검 및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그러나 지난달 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이후 찜질방 등 다중이용시설을 점검한다더니, 이번에는 병원 등에 대해 다시 점검에 나서면서 ‘뒷북 행정’만 되풀이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9일 정부와 각 지자체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세종병원 참사를 계기로 화재 안전시설 관리·감독에 소홀함이 없는지 전면 점검하고, 29만 개 각종 시설에 대한 국가 안전 대진단, 소규모 병원 스프링클러 등 자동 소화 장치 설치 등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대구시는 지역 병원과 요양병원, 요양원 등 487곳을 대상으로 긴급 소방특별조사를 벌여 소방시설 불량 방치, 대피로 폐쇄 등이 적발되면 관련 법령에 따라 조치하기로 했다. 울산시도 이날부터 지역 내 종합병원 8곳과 화재 발생 시 자력 대피가 어려운 요양병원 42곳 등 50곳에 대한 안전점검에 나섰다. 이 밖에 부산시, 광주시, 인천시 등 다른 지자체들도 병원과 요양시설 내 안전점검에 들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정부와 지자체들은 제천시 스포츠센터 화재 직후 다중이용시설 화재점검에서 병원과 요양시설은 점검대상에 포함하지 않다가 세종병원 참사가 발생하자, 일제히 병원 등에 대해 안전 점검 등 대책 마련을 위해 분주히 나서고 있다. 이번에 대형 참사가 난 밀양시가 속해 있는 경남도는 제천 화재 참사 후 지역 병원과 요양시설 113곳에 대해 긴급 점검을 했으나 화재가 난 세종병원은 점검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영상 대구보건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정부는 국가안전대진단 등을 통해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점검’을 하고 ‘대책’을 마련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슬그머니 잊어버리고 점검은 점검에, 대책은 대책에 그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박천학·울산=곽시열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