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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선 경북도의원

“화재사망 80% 유독가스탓
선진국선 수십년전에 시행”

“미국은 아이들 잠옷도 난연제품을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3년 전 병원(요양원 포함)에 난연제품을 쓸 것을 요구했는데, 의무화했더라면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

박용선(비례·사진) 경북도의회 의원은 29일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 화재 대참사는 병원 내 환자복이나 소파, 매트리스가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유독가스를 내뿜어 대규모 인명피해를 일으켰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2015년 11월 경북도의회 도정 질의에서 병원 용품을 난연제품으로 바꾸도록 하는 법 개정 추진을 경북도에 강력히 건의했다.

그는 “경북도가 선도적으로 도내 도립병원 3곳에 난연제품을 쓰면서 정부에 법 개정 촉구를 건의했는데, 이후 추진이 안 됐다”며 아쉬워했다. 이 같은 요구는 2010년 11월 경북 포항시 인덕요양원에서 10명의 환자가 숨지고, 2014년 5월 전남 장성군 효사랑요양병원에서 21명의 환자가 사망하는 대형 화재가 계기가 됐다.

그는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은 병원의 경우 커튼과 벽지만 난연제품을 쓰도록 하고 화재를 키우는 역할을 하는 환자복, 스펀지 합성고무로 된 침대 매트리스, 매트리스 커버 등은 제외돼 있다”며 “아이러니하게도 또 다른 불쏘시개인 소파와 의자에 대한 난연제품 사용은 다중이용시설인 노래방, 유흥주점 등의 영업장에만 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플라스틱, 스티로폼, 비닐 등은 불에 타면 일산화탄소와 염화수소 등이 발생하고, 나일론, 우레탄 등이 타면 3분 내 사망에 이르는 맹독성 물질인 시안화수소를 내뿜고 있어 화재로 인한 사망의 70∼80%는 연기로 질식사한다”며 “정부는 오는 2월 소방 관련 법을 개정할 경우, 병원과 요양원의 모든 제품을 난연제품으로 사용토록 의무화하고 강력히 단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동=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