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출증가율의 4.2배
1년새 60조1000억원 달해
“영세상인 많아 위험도 더 커”

개인사업자(자영업자)가 상호금융조합·저축은행·보험회사 등 비(非)은행권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은 1년 새 무려 40% 넘게 불어나 60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는 생계를 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부담을 감수하고 있는 영세업자도 상당할 것으로 보여 악성화할 가능성도 적잖을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은행이 14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말 비은행권 개인사업자 대출은 60조1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5조6000억 원보다 42.3% 증가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3분기까지 10.1% 늘어난 국내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율과 비교하면 비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율은 4.2배에 달하는 것이다.

비은행 개인사업자 대출의 증가율은 비은행의 법인기업대출(17.2%), 비은행의 가계대출(7.6%) 증가율도 크게 웃돌았다.

이에 따라 비은행 기업대출 중 개인사업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말 24.4%에서 올해 3분기 27.5%로 3.1%포인트 증가했다. 비은행의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7.9%에서 9.6%로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비은행권 대출을 받은 개인사업자는 대부분 영세상인인 경우가 많아 금리 인상에 따른 상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면서 “생계유지를 위한 목적인 경우도 적잖아 위험도가 높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 보면 부동산 및 임대업에서의 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는데, 지난해 말 27.6%에서 3분기 말 31.6%로 4.0%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음식·숙박업(9.4%)은 4.3%포인트 하락했고 건설업(8.1%), 운수업(6.1%)도 각각 1.1%포인트, 0.5%포인트씩 내려갔다.

한은 관계자는 “2014년 이후 부동산 시장 호조, 최근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부동산 및 임대업 비중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