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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정부소비 2.3% 급증
‘시한 1주 이내’ 통과가 관건

내년 예산안의 국회 통과가 법정 시한(12월 2일)을 넘기면서 내년 1분기에 ‘재정 절벽’(정부의 재정지출이 급격히 줄면서 경기가 위축되는 현상)이 발생해 호전되던 경기가 급랭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 3분기 정부 소비 증가율(2010년 연쇄 가격 기준)은 전기 대비 2.3%로 2012년 1분기(2.8%) 이후 5년여 만에 가장 높았다. 올 3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1.5%라는 ‘깜짝 실적’을 달성하는 데 정부 재정지출의 역할이 컸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정부 소비 급증은 올해 7월 11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내년 예산안의 국회 통과가 장기간 늦춰지면 내년 1분기에 재정이 제대로 집행되지 못해 경기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산안 국회 통과가 법정 시한을 1주일 이내로 넘기는 것까지는 재정 당국의 노력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일 경우 내년 초 정부 재정지출 급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돼도 돈이 실제로 현장까지 내려가는 데 2주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산안의 국회 통과 여부와는 별도로 ‘사상 최악의 부실·졸속 심의’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에서 돈을 늘리는 심의뿐만 아니라 깎는 심의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여야 원내대표 등에게 협상권을 넘겨버렸기 때문이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에도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예컨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보험료 인상분 지원을 위한 예산 1900억 원은 정부안에서 빠져 있다. 여야가 ‘흥정’을 통해 최저임금 인상분 일부를 재정에서 지원하는 금액을 정부 안보다 낮춰 예산안을 타결한다고 해도, 재정 지원액 감소로 혜택을 못 받거나 지원액이 줄어든 중소기업이나 영세 자영업자들이 불만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