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협상 ‘또다른 난제’

“여권 완장부대 전락” 강력반발
與 “운영비만”… 野 “전액삭감”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이 4일 2018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에서 전국 200개 읍면동에 주민자치회를 설치하고 간사 급여 등을 지원하는 정부 여당의 ‘혁신 읍면동 사업’에 대해 “여권의 ‘완장 부대’로 전락할 준(準)공무원을 양산하는 사업”이라며 ‘절대 불가’ 방침을 분명히 했다. 공무원 증원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등 핵심 쟁점 외에 이들 준공무원 채용 사업 예산이 막판 난제로 떠오르면서 예산안 대치 정국이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문화일보 11월 28일자 4면 참조)

혁신 읍면동 사업은 전국 200개 읍면동 주민자치회 간사 200명에게 연간 2500만 원, 20개 시군구의 중간 지원조직 전문가 60명에게는 연간 3000만 원씩 지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내년도 예산안 중 206억 원이 반영돼 있다. 이 중 준공무원 인건비만 68억 원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반씩 부담하도록 돼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풀뿌리 민주주의와 주민 자치 확대를 위해 필요한 예산”이라고 밝혔지만 한국당은 ‘좌파 단체 지원 프로젝트’로 규정하며 ‘전액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당 역시 준공무원을 양산하는 불필요한 예산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인건비 일부를 제외하고 사업 수와 사업비를 대폭 줄여 내년에 시범적으로 일단 운영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정부·여당의 의도는 인건비를 삭감해 사업을 시작하고 이후 교부금으로 인건비를 충당하는 꼼수”라며 “관련 예산을 한 푼도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 이틀이 지난 이날 오전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와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조찬 회동에서 만나 법인세 등 쟁점 사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어 여야 3당 원내대표가 의원회관에서 만나 2일 이후 중단됐던 협상을 진행했다.

김동하·이은지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