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어떤 진전 있을까? 우원식(앞줄 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조찬 회동을 갖기 위해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으로 들어서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 ‘혁신 읍면동 사업’ 도 대치

“정식 공무원 아닌 준공무원
9급 초봉보다도 높은 연봉
年 인건비 1080억원 달해
모래밭에 물 붓기式 사고”

與 “자치의 장으로 혁신하기
야당은 조속히 추진 합의를”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은 정부의 월급을 받는 이른바 ‘준(準)공무원’ 사업에 대해 “2018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여당이 지방 풀뿌리 조직을 포섭하기 위한 사업”이라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준공무원 양산을 방치할 경우 2018년도뿐 아니라 향후 해마다 천문학적인 예산을 잠식할 수 있는 데다 일자리 예산은 한번 늘리면 다시 줄이기 어렵다는 점 등을 들어 강력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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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따르면, 내년도 정부 예산안 중 준공무원 채용과 관련된 사업은 △혁신 읍면동 시범사업 △정부혁신변화관리지원사업 △도시재생사업 △지역문화진흥사업 △치매관리체계 구축사업 등 크게 7가지다. 이 중 도시재생사업, 치매관리체계 구축사업은 정부·여당 안에서 인건비 예산을 줄이는 데 여야가 잠정 합의했다. 나머지 5개 사업은 여전히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 중 특히 논란이 되는 것은 혁신 읍면동 사업이다. 정부·여당은 마을 공동체와 주민자치회를 활성화하기 위해 혁신 읍면동 시범사업 예산을 반드시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사업에는 주민자치회 간사 200명에게 연봉 2500만 원, 중간지원조직 전문가 60명에게 연봉 3000만 원 등 총 68억 원(지방비 포함)의 인건비가 들어간다. 이 중 절반은 중앙정부가, 나머지 절반은 지방정부가 부담한다.

야당들은 정식 공무원도 아닌 준공무원에게 9급 공무원 초봉보다도 높은 연봉을 지급한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한국당은 특히 이 사업이 전국 읍면동 200개를 대상으로 한 시범사업 수준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될 경우 연간 인건비가 1080억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정부에서 연봉을 받는 주민자치회 간사들이 결국 정부·여당의 선거 승리를 위한 ‘완장 부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한다. 황주홍 국민의당 예결위 간사는 “주민자치회가 아니라 국비로 월급을 주는 ‘주민관치회’”라며 “전국에 연봉 3000만 원짜리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모래밭에 물 붓기’식 사고”라고 말했다.

반면 김경수·진선미·박남춘·박주민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 9명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고 “혁신 읍면동은 시민과 가장 가까운 읍면동 사무소를 자치의 장으로 혁신하는 사업”이라며 “국회가 시대적 요청에 귀 기울여 이른 시일 안에 혁신 읍면동 사업의 추진에 합의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