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전쟁광 亞행각 나서
우린 美본토 초토화 수단 가져”
우리민족끼리 “흥정탁 없을 것”

아시아 순방에 들어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방위적인 대북 압박 외교에 나서자 북한은 ‘전쟁미치광이가 아시아 행각에 나섰다’ 등 강경 발언을 잇달아 내세우며 대미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이 기간에 추가 도발을 하기보다 미국과 아시아 주변국의 대북 압박 공조 정도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발언 등을 예의주시하면서 상황 관리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북한 노동신문은 ‘전쟁의 불집을 터뜨리려는 무분별한 망동’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비난했다. 신문은 “전쟁미치광이인 트럼프가 아시아 행각에 나섰다”며 “이를 앞두고 조선반도 정세를 극도로 긴장시키는 화약내 짙은 전쟁 망언들이 트럼프 패거리들의 입에서 마구 튀어나왔다”고 보도했다.

또 “트럼프 일당은 무분별한 전쟁 광증이 몰아올 파국적 후과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분별없이 날뛰지 말아야 한다”며 “우리 혁명무력은 임의의 시각에 임의의 장소에서 태평양 작전지대 안의 미제 침략군 기지들은 물론 미국 본토를 초토화할 수 있는 강위력한 수단들을 다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

북한은 핵·미사일이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날 북한 대외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무엇이 순리이고 순차인가부터 똑바로 깨달아야 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미국은 전제조건 없는 비핵화 협상에 대해 떠들 것이 아니라 더 늦기 전에 대조선 적대시 정책부터 포기하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며 “이미 천명한 바와 같이 우리는 대화 자체를 반대하지 않지만 우리 공화국의 최고 이익과 인민의 안전과 관련한 문제를 절대로 흥정탁에 올려놓지 않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대미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중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를 얻기 위해 더 보여줄 카드가 있다고 판단될 때 유엔 추가 제재 등 부담을 감수하고 도발할 것”이라며 “재진입 기술이나 고체 연료 추진체 등에서 눈에 보이는 성과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일단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이 끝날 때까지는 체제 결속을 다지면서 상황을 지켜보는 전략을 펴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