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하루 앞둔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 인근에서 경찰들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트럼프 ‘군사옵션’ 잇단 시사
‘인도 - 태평양론’으로 中견제

文은 “무력충돌 불가” 재천명
‘美·中 균형외교론’까지 언급

‘3No’ 정상회담 마찰 가능성
美 ‘日중심외교’ 고착 우려도

아시아 순방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군사 옵션’을 시사하는 강력한 대북 압박의 메시지와 중국을 겨냥한 ‘인도·태평양 구상’을 내놓고 있는 데 반해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무력충돌 불가’와 ‘미·중 균형외교’를 거듭 언급하면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양 정상의 견해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강력한 스킨십에 이어 ‘인도·태평양론’이라는 단일 메시지를 내고 있는 데 반해 문 대통령은 ‘일본과의 동맹’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해 트럼프 행정부의 아시아 외교가 일본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코리아 패싱’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개최될 미·일 정상회담에서 다시 한 번 북한을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 도쿄(東京) 요코타(橫田) 미군기지 착륙 직전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북한의 평화 정착 문제가 한·중·일 회담에서 중요한 부분이 될 것 같다”며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여부도 곧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기지 내 격납고에서 미군을 대상으로 연설하며 “어떤 독재자도 미국의 의지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북한을 겨냥했다. 앞서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군사적 노력 가능성에 대해 대화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군사 옵션에 대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방문해서도 북한 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하고, 순방 일정을 늘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해 북핵 문제 협력을 설득할 계획이다.

이런 흐름과 달리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평화 정착 △비핵화 △주도적 해결 △평화적 해결 △단호한 도발 대응 등의 5원칙을 다시 한 번 상기했다. 문 대통령은 3일 싱가포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관계도 더더욱 돈독하게 만드는 균형 있는 외교”를 말해 노무현 정부 시절의 ‘균형외교’ 회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청와대는 곧바로 “북핵 문제에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국회 답변에서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 참여,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추가 배치, 한·미·일 군사동맹 발전 등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이른바 ‘3노(No)’ 입장을 밝히면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 간 다른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