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달 18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봅슬레이 대표팀 실전 테스트에서 원윤종(오른쪽)과 서영우가 현대자동차 로고가 새겨진 국산 봅슬레이와 함께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봅슬레이 원윤종-서영우 상승세
스켈레톤 세계 3위 윤성빈 기대

봅슬레이 국산 - 외국산 사용
국제대회서 성능 비교뒤 ‘선택’

대회 직전까지 500차례 훈련
최고 장비로 홈 이점 최대 활용

7개 종목 130명 출전권 확보
金8 - 銀4 - 銅8 종합 4위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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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1일로 꼭 100일 남았다.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동계올림픽이기에 한국 선수단은 사상 최대의 성과를 거둔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는 이른바 ‘8-4-8’로 종합 4위 달성이다. 금메달 8개, 은메달 4개, 동메달 8개를 획득해 역대 최고였던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의 금 6개, 은 6개, 동 2개(종합 5위)를 뛰어넘는다는 계획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대한체육회는 전 종목 출전권을 확보해 역대 최다 종목, 최대 인원을 출전시킨다는 밑그림을 그렸다. 체육회는 7개 종목 130명의 출전권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밴쿠버동계올림픽의 5개 종목, 46명과 2014 소치동계올림픽 6개 종목, 71명 참가보다 월등히 많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썰매 종목. 한국은 그동안 17차례의 동계올림픽에서 모두 53개의 메달(금 26·은 17·동 10)을 획득했지만, 빙상 외의 종목에서 메달이 나온 적은 없다. 평창동계올림픽은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썰매에서 사상 첫 메달, 금메달 탄생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이 금메달 유력 후보.

스켈레톤의 윤성빈(23·강원도청)은 세계랭킹 3위, 봅슬레이의 원윤종(32·강원도청)-서영우(26·경기연맹)는 5위이기에 금메달에 가까이 다가선 것으로 평가된다.

썰매 종목은 특성상 썰매 의존도가 무척 높다. 아무리 개인 기량이 뛰어나더라도 썰매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면 정상에 오를 수 없기 때문이다. 강광배(44·한국체대 교수) 등 썰매 선배들은 기성품이나 중고품을 구입해 활용했다. 하지만 현 대표팀은 다르다. 선수 개개인의 특성에 알맞은 맞춤형 썰매를 제작했고 이로 인해 썰매와 선수의 완벽한 하모니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대표팀의 썰매는 여전히 수정 중, 아니 진화하고 있다. 기성품은 대개 서양인의 체구에 맞춰 제작됐기에 대표팀의 체형에 적합하지 않다. 영국과 라트비아, 독일이 썰매 제조 ‘빅3’로 꼽힌다. 스켈레톤의 세계랭킹 1위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는 부친이 제작한 썰매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2014 소치동계올림픽 스켈레톤 남자 금메달리스트인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트레티야코프는 독일 슈나이더 제품을 사용한다.

스켈레톤 대표팀은 영국 브롬리 제품을 쓰고 있다. 브롬리는 크리스탄-리처드 브롬리 형제가 세운 썰매 제작업체로 90% 이상을 수출한다. 동생인 리처드 브롬리는 2014년부터 스켈레톤 대표팀 장비 담당 코치를 맡은 뒤 대표팀 썰매의 제작과 업그레이드에 주력하고 있다. 윤성빈의 성적은 브롬리 썰매를 사용한 뒤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3∼2014시즌 세계랭킹 22위였으나 2014∼2015시즌 5위까지 올라섰다. 형인 크리스탄 브롬리는 영국 대표팀 코치다. 루지 대표팀의 썰매는 독일 출신인 로버트 페그 장비 담당 코치가 제작한다. 페그 코치는 2013년부터 루지 대표팀과 함께하고 있다.

브롬리, 페그 장비 담당 코치는 훈련 과정과 출전 대회에서 확인되는 미세한 오차, 그리고 대표 선수의 요청을 받아들여 현장에서 썰매 수정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선수마다 체형은 물론 몸무게와 무게중심이 다르고, 썰매를 ‘운전’하는 습관이 다르다. 이 때문에 ‘나만의’ 썰매가 필요하고, 썰매와의 완벽한 일체감이 요구된다. 대표팀은 그래서 평창동계올림픽의 레이스를 마칠 때까지 썰매 수정, 보완 작업을 멈추지 않을 예정이다.

봅슬레이 대표팀은 현대자동차가 제작한 국산 썰매, 라트비아산과 오스트리아산 썰매를 놓고 ‘장고’를 거듭했고 국산과 라트비아 제품 중 하나를 선택한다는 방침이다. 봅슬레이 대표팀은 23일 전지훈련을 위해 캐나다로 건너갔으며 국산과 라트비아 제품을 모두 가져갔다. 훈련은 물론 국제대회에서 두 썰매를 번갈아 타면서 비교해 최종 ‘낙점’할 계획이다. 이용 대표팀 총감독은 “성능과 느낌이 비슷하다면 사상 처음으로 국산 봅슬레이와 함께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켈레톤의 최고 속력은 시속 130㎞, 루지와 봅슬레이는 150㎞에 이른다. 스켈레톤은 엎드려, 루지는 누워서 레이스를 펼치며 스켈레톤은 머리가, 루지는 발이 앞을 향한다. 스켈레톤과 봅슬레이 대표팀은 오는 4일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리는 북미컵에 출전하며, 9일부터 월드컵 시리즈에 돌입한다.

사상 최고의 장비를 갖춘 대표팀은 홈의 이점도 100% 활용할 방침이다. 전 세계의 트랙은 저마다 특징을 지니고 있다. 얼음을 얼린 트랙이기에 똑같은 코스가 있을 수 없다. 썰매 대표팀은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알펜시아슬라이딩센터를 내 집처럼 활용할 계획이다. 이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하루에 8차례씩 알펜시아슬라이딩센터에서 훈련했다”면서 “내년 1월부터 평창동계올림픽 직전까지 알펜시아슬라이딩센터에서 총 500차례 훈련하면 다른 국가의 경쟁자들보다 10배 이상 트랙을 경험하게 돼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